정준길 거론 '뇌물 의혹' 사건은… 산은 간부에 투자 대가로 안랩 주식 줬는지가 핵심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캠프의 ‘안철수 불출마 종용 의혹’과 관련, 정준길 공보위원이 안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를 협박했다는 의혹 중 핵심은 안랩(옛 안철수연구소)의 ‘벤처비리 연루설’이다.

정 위원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2002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3부에서 ‘패스21’ 사건을 통해 산업은행을 수사했기에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을 누구보다 내가 잘 알 수 있을 거라고 금 변호사는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스21 사건은 ‘안랩-산은’의 비리 의혹과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 것일까. 이 사건은 2001년 목졸라 죽인 아내를 간첩으로 몬 윤태식 씨가 정치권 인사와 정권 실세들에게 전방위 로비를 벌였던 이른바 ‘윤태식 게이트’다. 반공투사의 이미지를 얻은 윤씨는 지문감식 분야의 첨단 기술을 가진 패스21의 벤처기업인으로 변신했다.

정 위원은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에서 검사로 이 사건 수사에 참여했다. 산은 간부들이 패스21에 지분을 투자하고, 그 대가로 현금 또는 주식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정 위원이 패스21을 갑자기 언급한 것은 은연 중 자신이 산은과 벤처기업 사이의 비리 연결고리를 잘 알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안랩 측이 1999년 산은의 투자를 받는 대가로 산은 벤처투자팀장 강모씨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부각되고 있다. 강 팀장은 산은 투자금융실에서 근무하던 1999년부터 2000년까지 5개 벤처기업에 산은 자금을 투자해 주는 대가로 3억9973만원 상당의 주식과 현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강씨는 6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산은이 안철수연구소에 투자를 받아달라고 부탁하는 입장이어서 돈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 변호사도 “벤처투자의 대가를 받고 처벌받은 강씨의 비리는 안랩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이 자체 검증을 통해 수집한 안 원장과 관련한 검증 목록이 20여개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알려진 재개발 아파트 딱지 구매, 포스코 사외이사 시절 스톡옵션 행사로 막대한 차익 실현 및 거수기 역할, 부인의 서울대 의대 교수 채용 논란, 동생과 장인 등 안랩 임원 역임 논란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