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구도 노리던 손·김, 경선전략 구상 타격
"경선룰 같이 만들고 함께 시연했는데…" 제주·울산서 압승한 문재인, 되레 곤혹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는 제주에 이어 울산에서도 1위를 기록했지만 오히려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문 후보는 전날 제주에서 예상을 깬 압승을 기록한 데 이어 26일 울산 경선에서도 52.07%의 득표율을 올리며 주말 2연전을 쓸어담았다. 주목할 부분은 초반 경선에서 문 후보가 손학규 김두관 후보와 3파전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큰 격차로 앞서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울산 선거인단 1만4798명 가운데 9508명이 투표에 참여한 이날 경선에서 문 후보 측은 과반(4951표)을 얻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대세론을 확인했고 이런 추세라면 9월16일 순회투표까지 과반득표를 얻어 결선투표를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경선이 비문재인 후보들의 보이콧으로 파행 속에 진행되면서 이 같은 ‘문재인 대세론’이 빛이 바랠 수 있다는 게 문 후보 측 고민이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원래라면 축포를 터뜨려야 할 상황인데 웃지도 못하고 있다”며 “논란이 장기화되면 경선 흥행은 물론 문 후보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나머지 후보들의 강한 반발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손·김 두 후보는 첫 2연전에서 박빙 구도를 형성하고 이후 경선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당초 구상에 큰 타격을 받았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손 후보 캠프는 2007년 악몽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여론조사상 우위에 기댄 대세론 몰이에 나섰지만, 제주에서 조직표를 앞세운 정동영 당시 후보에게 밀렸다. 김 후보 캠프는 울산 경선에서 2위를 차지, 전날 3위에 그친 제주 경선에 비해서는 체면치레를 했지만 당초 기대에 못 미치자 울상을 짓는 표정이었다.

울산=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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