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파행 - 해법 놓고 대립

투표시스템 보완 방침에 "수용 못한다" 강력 반발
非文 3인 "미투표 처리분 모두 재투표해야"…당 선관위 "재검 통해 문제될 경우만 허용"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등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 3인은 지난 15~16일 모바일 투표가 완료된 권리당원과 제주(23~24일)·울산(24~25일)의 모바일 선거인단 중 미투표 처리분에 대해 모두 재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후보는 이 같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경선 일정을 보이콧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당 선관위는 제주·울산의 모바일 선거인단(미투표 처리분)에 한해 재투표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이어서 경선은 당분간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유정 손 후보 캠프 대변인은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8개 요구사항을 당 선관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모바일 투표에서 △기호 및 후보자를 끝까지 듣지 않고도 유효 투표할 수 있도록 시스템 수정 △제주·울산 미투표 처리분 전원에 대해 재투표 실시 △전국 권리당원 투표 전면 무효화 후 재투표 △울산 투표 결과 비공개 및 봉인 △시스템 수정 완료 전까지 지역별 경선 모바일 투표 중단 △각 후보 측 대리인 입회하에 모바일 투표 기록 검증 실시 △현행 ‘선 투표, 후 선거운동’ 방식을 ‘선 선거운동, 후 투표’로 변경 △문제 해결 전까지 경선 일정 즉각 중단 등이다.

이에 대해 당 선관위는 이날 최고위원회와 합동 간담회를 열고 제주·울산 모바일 선거인단에 대해서는 재검을 통해 문제가 될 경우 재투표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재투표는 서울지역 모바일 투표가 진행되는 9월13~15일 실시된다. 그러나 모바일 투표에서 미투표 처리된 권리당원에 대해서는 현장 투표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해당 절차를 따르면 된다는 게 당 선관위 측 설명이다. 아울러 문제가 된 모바일 투표 시스템 수정은 기호 및 후보자를 끝까지 듣지 않고 투표를 하면 무효 처리된다는 안내를 보강하는 선에서 마무리짓기로 했다. 다만 당원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기호 순을 로테이션해(랜덤으로 바꿔) 안내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당초 26~27일 실시될 예정이던 강원 모바일 투표는 이 같은 시스템 개선을 반영해 27일 하루 동안 진행된다.

당 선관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결선 투표까지 일정이 촘촘하게 짜여진 상황에서 무작정 시간을 끌 수는 없지 않느냐”며 “사전에 각 후보 측 의견을 수렴해 합의된 룰에 따라 경선을 진행하고 있는데 예상보다 득표율이 낮다고 경선을 보이콧하는 행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선관위의 이 같은 결정에 손·김·정 등 비문재인 후보들은 ‘수용 불가’ 방침을 재확인하고 이날 울산 합동연설회에 불참하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섰다. 손 후보 캠프 관계자는 “권리당원 모바일 투표 직전인 13일에야 모바일 투표 시연회가 열렸는데 이 같은 문제를 발견하고 당 선관위에 전달했다”며 “그럼에도 권리당원 투표일 당시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아 손 후보 지지자들의 항의가 접수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제주 모바일 투표 전날인 22일에도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당 선관위에 강하게 어필했지만 결국 ‘기호 및 후보자를 끝까지 듣고 투표해달라’는 정도의 안내 멘트가 추가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도 “이미 실시된 권리당원 모바일 투표에 대해서도 전면 재투표를 해야 한다”며 “아울러 투표를 종료하고 합동유세를 하는 전대미문의 코믹한 행위 등은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고 했다.

정 후보 캠프 관계자 역시 “당에서 악의적으로 이렇게까지 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사전에 합의가 됐더라도 치명적인 문제점이 드러났다면 고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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