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가 25일 첫 경선지인 제주에서 압승을 거두며 대선 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문 후보는 제주 경선에서 1만2천23표(59.8%)를 득표해 4천170표(20.7%)를 얻은 손학규 후보를 8천표 가까이 앞서며 멀찍이 치고 나갔다.

문 후보 측은 `대혈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모든 후보들이 전력투구했던 제주에서 과반 득표를 했다는데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특히 제주 지역 3명의 현역 의원 중 한 명의 지지 의원도 확보하지 못해 조직적 열세를 우려한 상황에서 얻어낸 1위라는 점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여론조사상으로는 2위 후보를 배 이상 앞서고 있지만 선거인단 선거는 조직전 성격이 있다는 점이 변수였다"며 "이번 결과는 조직전이 가미되더라도 문 후보가 선전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확인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이런 추세대로라면 결선투표 없이 순회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놓고 있다.

민주당은 순회경선에서 과반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위 후보를 상대로 결선투표를 치르는 방식을 채택한 상태다.

문 후보도 "아무래도 조직이 열세이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너무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뜻밖의 좋은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비문(非文ㆍ비문재인) 후보들은 제주에서의 일격에 침통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내심 1위를 노렸던 손학규 김두관 후보 측은 큰 표차로 밀리자 침울함 속에 빠져들었다.

이들 후보는 제주 경선의 승리를 토대로 여론의 반전을 일으켜 대역전의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마련했지만 참패에 가까운 결과가 나오면서 할 말을 잃은 상황이 됐다.

한 캠프 관계자는 "멘붕이다.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다"며 낙담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비문 후보들은 경선 지역이 12곳이나 남아 있어 향후 순회경선에서 추격의 발판을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손 후보 측은 초반 4연전 중 3~4차인 강원과 충북에서 문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거나 추월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손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대반전에 대한 의지를 과시했다.

김 후보도 문 후보와 선두권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평가받는 2차 경선지 울산에서 1위를 탈환함으로써 승부를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도 "김두관은 수많은 싸움에서 패배해 봤지만 결국은 승리했다.

그 신화를 재현하겠다"고 말했다.

정세균 후보 측은 제주 경선에서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초반 4연전만 잘 넘긴다면 6차 경선지이자 자신의 근거지인 전북에서 역전의 발판을 만들겠다고 노리고 있다.

전북에는 초반 4곳을 합친 것보다 많은 9만9천명의 선거인단이 등록했다.

(제주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