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당연히 우리 땅인데…"
기성용이 만세 세레모니 제안


한일전의 승자는 한국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1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3-4위전서 일본을 2-0으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일전을 승리로 장식한 홍명보호는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의 대업까지 이루며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했다.

준결승 브라질전과 선발 명단이 다른 점은 박주영(아스널)과 정성룡 골키퍼(수원)가 돌아온 점이다. 최전방과 최후방이 든든해진 한국은 확실히 달랐다. 전반 초반부터 일본을 거칠게 압박한 한국은 흐름을 잡아가며 경기를 주도했다. 지동원(선덜랜드)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일본의 빌드업을 흔들었다.

전반 중반이 되면서 서서히 살아난 일본에 위협적인 슈팅을 두 차례 허용하던 한국은 전반 37분 박주영이 해결사로 나섰다. 수비 진영에서 곧장 박주영에 볼이 연결됐고 박주영은 상대 수비 3명 사이서 드리블 돌파 후 낮게 깔리는 오른발 슈팅으로 일본의 골망을 가르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대회 내내 혹평을 듣던 박주영이 가장 중요한 무대서 제 몫을 다 한 순간이었다.

박주영의 선제골로 전반을 앞선 채 끝낸 홍명보호는 후반 초반 공격의 고삐를 조인 일본을 맞아 수비에 힘을 주며 지키는 데 주력했다.

뒷문을 단단히 하면서 속공으로 경기를 풀어가던 한국은 후반 11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박주영이 길게 넘어온 볼을 머리로 떨어뜨리자 구자철이 쇄도해 골로 연결해 추가골을 뽑아냈다.

구자철은 동료들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다 코칭스태프와 대기 선수들이 있는 벤치 쪽으로 달려가 손을 맞잡았다. 이후 감동의 만세 삼창.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구자철은 "'독도는 우리 땅' 세레모니를 하려고 했는데 당연히 우리 땅인 것을 표현하는 것은 유치하다고 생각했다"면서 "기성용이 광복절을 앞두고 만세삼창을 하자고 해서 그냥 그대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추격 의지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은 한국은 흔들리는 일본에 파상공세를 펼쳤다. 4분 뒤 김보경(카디프 시티)의 슈팅이 일본의 골망을 재차 가르는 것처럼 보였으나 골대를 맞고 나와 아쉽게 점수 차를 벌리지 못했다.

이후 일본의 공세를 잘 막아내던 한국은 이번 대회서 출전하지 않았던 김기희(대구)까지 투입하며 굳히기에 나섰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은 한국은 일본을 2-0으로 꺾고 염원하던 동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