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채 상환 또 부담..수익사업 시의회 반대 봉착

이재명 경기도 성남시장이 국내 지방자치 사상 처음으로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한 지 오는 12일로 2년이 지났다.

당시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은 판교신도시 건설로 편성된 '판교 특별회계'에 국한됐지만, 2조원의 예산을 다루는 부자 도시가 부도 상황에 몰렸다는 점에서 전국적인 파문을 불러왔다.

성남시가 2년 전 지불유예를 선언한 채무액은 판교 특별회계에서 끌어다가 쓴 전입금 5천400억원이었다.

애초 이 전입금을 3년에 걸쳐 상환할 계획이었지만 정부의 감세 정책과 경기 침체 등 대외 여건 악화로 제때 상환할 수 없게 되자 이를 시민에게 공개한 것이다.

◇2천839억원 상환..아직 절반 남아 =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지난 2년간 성남시 재정의 기조는 긴축이었다.

시는 사업 적정성 재검토와 투자 순위 조정, 축제ㆍ체육행사 조정, 공무원 복지사업 취소 등을 통해 첫해 100억원을 갚았다.

이후 지난해 1천239억원, 올해 1천500억원을 상환했다.

재원은 예산 절감과 지방채 발행이었다.

당장 시급하지 않은 사업은 미루고 덩치 큰 사업은 효율 분석을 통해 비용을 줄여 매년 500억원을 마련했다.

지하차도 관리와 예방접종 사업 직영, 보도블록 재활용 등이 그 사례이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지방채 839억원과 1천억원을 발행해 신규 사업에 투입하고 그 사업에 투입하려던 예산으로 빚을 갚았다.

이로써 전체 판교 전입금 채무 중 52.5% 2천839억원을 상환했다.

남은 2천561억원은 2014년까지 모두 갚을 계획이다.

◇수익 사업에 사활 = 판교 전입금 상환 때문에 발행한 지방채를 갚으려면 긴축 예산 편성으로는 한계가 있다.

성남시 재정자립도는 지방세와 세외 수입이 감소하면서 2009년 70.5%에서 2010년 67.4%, 2011년 67.1%, 2012년 63.0%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는 이를 해결하려고 세수 의존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나섰다.

위례신도시 아파트 건설(이주단지 건설비), 대장동 공영 개발(1공단 공원 조성비), 공공청사 부지 매각(재원 확보와 기업체 유치) 등이 시가 찾은 수익사업이다.

그러나 이들 사업 모두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시는 지난 1년간 네 차례 위례신도시 아파트 사업 예산안과 도시공사 설립 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했으나 동의를 얻지 못했다.

다수 의석의 시의회 새누리당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채를 발행해 수익사업에 나서는 것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자동 공공청사 터를 비롯한 공공재산의 가치를 올린 다음 팔아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의회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호화청사'로 지목된 시청사를 매각한다는 계획도 진척이 없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 시장의 모라토리엄 선언이 시의회의 반대와 시정 운영의 경직성을 불러온 '자충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임 시장의 방만한 재정 운용 실태를 공개하고 긴축 재정을 선언한 이 시장의 결단이 오히려 적극적인 사업 추진을 막는 역풍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기본적인 재정구조는 양호한 편이다.

다만 남의 돈을 앞당겨 호화롭게 살다가 긴축 살림이 쉽지 않아 극약처방을 한 것이다.

2014년이면 정상으로 복귀하게 된다"며 임기 내 모라토리엄 탈출을 자신했다.

성남시는 "예산집행의 효율성 강화, 기업 경영 마인드 도입, 공유재산의 효율적인 활용을 통한 기업 유치 등을 통해 건전하고 안정적인 재정을 운용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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