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전ㆍ충남 몰표로 1위 재탈환
민주통합당 대표 선출을 위한 대전·충남지역 경선에서 이해찬 후보(사진)가 김한길 후보에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다. 동시에 누적 기준 1위도 하루 만에 재탈환했다. 김 후보는 지난 24일 대구·경북에서 열린 4차 경선에서 이 후보에 80표 차로 이기면서 누적 득표 수에서 처음으로 이 후보에 앞선 바 있다.

이 후보는 25일 충남 천안 상록리조트와 대전 평송청소년문화센터에서 각각 열린 대의원 대회에서 604명의 투표인 가운데 426표(1인 2표제)를 얻어 169표에 그친 김 후보를 257표 차로 제치고 재역전에 성공했다.

조정식 후보는 145표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우상호(128표) 추미애(124표) 강기정(122표) 이종걸(57표) 문용식(37표) 후보 등의 순이었다. 누적 득표 수에서 이 후보는 1398표를 확보, 1193표인 김 후보를 205표 차로 따돌렸다.

이날 이 후보의 승리는 일찌감치 예견돼 있었다. 충남 청양 출신인 이 후보가 김 후보에 비해 조직력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충청지역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왔다”며 “(이번 경선 결과에는)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내라는 충청 대의원들의 염원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26일 경남과 27일 제주로 이어지는 주말 2연전에서 이 후보가 계속 우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유력 대선주자인 김두관 경남지사가 암묵적으로 김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경남 대의원들의 표심이 김 후보에 쏠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당 관계자는 “첫 경선지인 울산에서 이변을 낳았던 것도 김 지사의 영향력과 무관치 않다”며 “경남 경선에서도 김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하면 김 지사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김 지사는 이 후보의 지지 기반인 친노그룹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는 데다 문재인 상임고문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이다 보니 김 후보와의 암묵적인 연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