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철 의원(사진)은 새누리당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유일한 의원이다. 그는 한·유럽연합(EU) FTA 비준안에도 반대했다. 그의 지역구는 강원도 홍천·횡성이다.

당론에 반기를 들었지만 그는 잘 나간다. 그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비대위원으로 활동했고 현재 당 대변인을 맡고 있다. 19대 총선에서 조일현 전 민주통합당 의원을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당내 입지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새로운 측근으로 통한다.

황 의원은 이 같은 모순적 상황에 대해 “그만큼 새누리당이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고,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8일 기자와 만나 “당내 쇄신파 의원으로서 당의 변화를 이끌고, 중도층과 2040세대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역할을 하는 인물도 당내에 있어야 당이 그만큼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그러나 “한·미 FTA는 농촌지역 의원으로서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대한 것”이라며 “진보적 성향이라고 규정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진보나 보수라는 규정 자체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춰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19대 국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서는 “초선의원 4년의 경험을 토대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보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국회를 만드는 데도 힘을 쏟겠다”고 했다. 그는 이와 관련, 국회법 개정안(몸싸움방지법) 통과에 의미를 뒀다.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만으로도 여야가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첫 걸음을 내딛었다는 것이다.

전당대회와 대선을 앞두고 격화되는 당내 갈등에 대해서는 “계파로 분류하면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데, 19대 당선자 대부분이 나와 비슷하다고 본다”며 “서로 돕고 힘을 모아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에 대해서는 “신뢰감을 주는 지도자”라며 “민주통합당이 여러 건을 두고 말 바꾸기를 하며 책임있는 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데 반해 박 위원장은 소신과 원칙을 지키는 국정운영을 추구한다”고 평가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