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선 당시 BBK 의혹을 폭로한 김경준(46ㆍ수감중)씨가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된 가짜편지를 공개한 홍준표(58) 전 새누리당 대표를 검찰에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김씨가 홍 전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특수1부(이중희 부장검사)에 배당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6일 '홍 전 대표가 가짜편지를 공개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검찰에 접수했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대선을 앞둔 2007년 11월 김씨가 입국하자 당시 청와대와 여권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물증으로 김씨의 미국 수감 시절 동료인 신경화(54)씨가 김씨에게 보냈다는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는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는 내용이었고, '큰집'이 청와대를 상징한다고 해석돼 김씨가 모종의 대가를 받고 들어왔다는 기획입국설이 불거졌다.

그러나 신씨의 동생 신명(51)씨는 지난해 "형이 보냈다는 편지는 내가 작성한 것"이라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아울러 그 배후에 현재의 여권 핵심인사와 대통령 친인척이 관여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씨는 신씨 형제가 자신이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와 여권의 사주를 받고 귀국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내용의 '가짜 편지'를 만들어 명예를 훼손했다며 지난해 12월 검찰에 고소장을 냈다.

검찰은 최근 신씨 형제와 가짜편지 작성 지시자로 알려진 양승덕 경희대 행정실장을 소환해 편지의 실제 작성자와 작성 경위, 배후 등을 조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