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예약 몇주전에 했다"…구속여부 오후 늦게 결정될듯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인허가 비리 의혹 사건과 관련,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이날 오전 10시15분께 법원청사에 나온 최 전 위원장은 돈을 어디에 썼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구무언"이라고 밝혔다.

건강상태를 묻자 "괴롭다"고 입을 뗀 최 전 위원장은 수술 날짜에 대해서는 "급히 예약한 게 아니고 오래전에 예약이 된 것"이라면서 "몇 주일 전에 했다.

병원에 가면 다 나올텐데…"라며 말을 흐렸다.

대가성을 여전히 부인하느냐는 질문에는 "그 모든 것을 다 판사 앞에서 진실하게 검찰청에서 한 것과 똑같은 성실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심문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최 전 위원장은 2006년 7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복합유통단지 시행사인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 측으로부터 인허가 청탁과 함께 모두 13차례에 걸쳐 8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 전 위원장에 대해 지난 26일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최 전 위원장은 자신이 받은 돈은 2억원 정도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대가성에 대해서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위원장에게 적용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는 공무원의 직무에 관해 청탁을 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을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최 전 위원장이 수수한 돈의 대가성 입증에 주력해왔다.

한편 최 전 위원장이 5월 14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 심장 혈관 수술을 예약한 사실이 알려져 최 전 위원장의 구속 여부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조사 때도 최 전 위원장이 얘기했다"며 "수술 관련 전문의 등에게 확인해 볼 예정이며 수술일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러 가지로 판단해 대비하겠다"고 전했다.

최 전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gogo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