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 작전…최 前위원장 이르면 26일 구속영장 청구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인허가 비리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가 25일 이 사업 시행사인 파이시티 측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소환 조사하고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현 정권의 실세로 꼽힌 2명에 대한 '양동 작전'식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이날 오전 최 전 위원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 파이시티 전 대표 이모(55)씨 측으로부터 받은 돈의 금액과 용처, 인허가 관련 대가성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 위원장은 파이시티 측으로부터 인허가 청탁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파이시티 전 대표 이씨는 지난 2007~2008년 복합유통단지 인허가 청탁을 해달라는 명목으로 건설업체 대표이자 최 전 위원장의 중학교 후배인 브로커 이모(61ㆍ구속)씨에게 21억여원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브로커 이씨가 최 전 위원장에 대한 로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간 정황을 포착했으며, 이 가운데 5억~6억원 가량의 현금이 최 전 위원장에게 전해진 것으로 보고 실제로 인허가 과정에서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전 위원장은 23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돈을 받기는 했지만 인허가 청탁의 대가는 아니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로 나섰던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이 독자적으로 한 여론조사를 비롯해 정치에 필요한 비용으로 이 돈을 썼다는 취지로 말했다.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이 대가성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이를 입증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필요하면 최 전 위원장의 통화내역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최 위원장을 이날 밤늦게까지 조사하고 돌려보낸뒤 이르면 26일 최 전 위원장에 대해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브로커 이씨가 박 전 차관에 대한 인허가 로비 명목으로 거액을 받아갔다는 파이시티 전 대표 이씨의 진술을 확보하고 계좌추적 등을 통해 실제로 돈이 오갔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박 전 차관의 서울 용산 자택과 대구 사무실 등 3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당시 박 전 차관도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차관의 경우 구체적인 범죄혐의가 확인된 것은 없다"며 "필요성과 정황이 있어서 압수수색했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에서 파이시티 전 대표 이씨는 박 전 차관에게 전달하라고 브로커 이씨에게 10억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반면 브로커 이씨는 자신의 사업대가로 받았다는 취지로 말해 진술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확인하고 있지만 브로커 이씨의 자녀들 전세자금 등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이 이 사업의 인허가 청탁에 개입했는지를 조사한 뒤 조만간 박 전 차관을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김아람 기자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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