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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웬만하면 신문 읽지 말라고 한다"

결혼 이주민 출신 여성으로 첫 국회의원이 된 새누리당 이자스민(필리핀) 당선자가 17일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 수준의 사이버 공격을 당한 데 대한 심정을 처음으로 밝혔다.

최근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공간에는 "학력위조에, 아니 나라에 매매혼으로 팔려온 X이 뭘 안다고 정치를 해", "불법체류자가 판을 치게 됐다", "대한민국의 등골을 빼먹는 다문화의 실체가 드러났다"는 등 이 당선자를 겨냥한 무차별적인 인신공격성 글이 올라와 있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서 살면서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이 일이 일어나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 일로 인해 다른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이 더 많은 상처를 받게 될까 봐 그게 더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에서 오히려 격려해 주는 분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서 "이번 일로 상처도 받았지만, 대한민국의 포용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한 번에 증명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다 자기 의견을 갖고 있으니까 어떤 사람한테 억지로 제 의견을 어떻게 (말)하기보다는 앞으로 (의정)활동을 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말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딸이 충격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애들은 말을 잘 안 한다"면서 "웬만하면 신문을 읽지 말라고 한다"고 답했다.

이 당선자는 모국 필리핀에서 항해사인 한국인 남편을 만나 지난 1995년 결혼한 뒤 98년 귀화했다.

한국에서 18년째 살고 있으며 고등학교 1학년 아들과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두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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