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안전통제단 상황실 150명이 5만6천명 경호인력 관리

"지금 터키 정상 어디 있는 거야?" "현재 이동 중입니다!"

상황실 맨 뒷자리 류국형 기획관의 한 마디에 모니터 3D 입체지도에 터키 정상의 위치가 표시됐다.

"청와대 오찬 후 세종문화회관 앞 지납니다!"

지도위 터키 정상은 빠르게 이순신 장군 동상 쪽으로 움직였다. 이곳에선 긴장이 흘렀다.

26일 찾은 경호안전종합상황실. 50여 명의 요원이 모니터를 뚫어지라 쳐다보고 있었다.

한쪽 벽면 대형 스크린에서는 회의장 구석구석과 강남시내 주요 도로의 CC(폐쇄회로)TV 화면이 비쳤다.

정상들의 현재 위치, 한반도 상공 및 해역의 떠다니는 비행기와 배의 모습도 지도에 실시간으로 보였다.

기기들의 열로 상황실은 후끈했다.

핵안보정상회의 경호안전통제단(단장 어청수)이 운영하는 종합상황실에서는 군, 경찰, 국가정보원, 청와대 등 11개 기관이 합동으로 자리 잡았다.

150여 명이 근무하는 이곳에서 핵안보정상회의에 투입되는 5만6천명의 경호인력을 총괄한다.

"무전기가 쉴 새가 없습니다."

계속해 울려대는 비프음에 한 관계자가 멋쩍은 듯 설명했다.

상황실은 3월6일 개소 이후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핵안보정상회의가 시작되기 전주부터 상황실은 더욱 바빠졌다.

23일 한국땅을 밟은 브라질 미셸 테메르 부통령을 시작으로 정상들에 대한 경호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들 정상에는 많게는 수십 명의 경호 인력이 따라붙는다.

이른 아침 시작해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일정 동안 58명에 달하는 정상을 '철통'같이 지키는 것이다.

'긴박'했던 순간도 있었다.

25일 서울역에서 3천여 명의 반(反) 핵안보정상회의 시위대가 명동 등으로 흩어지며 주위를 지나고 있던 정상들을 만날 뻔한 것이다.

상황실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 대비해 이미 많은 연습을 했기 때문에 문제없이 우회로로 정상 행렬의 방향을 틀도록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 3월6일 문을 연 이후 차량 500여대, 병력 2천500명을 동원해 의전 예행연습을 4차례나 실시했다.

또 운전팀은 지난 1월부터 경호운전 연습 등 고강도 훈련도 거쳤다.

사이버 교란에도 대응하고 있다.

회의장인 코엑스 주변에선 특수차량을 24시간 운용하며 통신방해전파를 탐지한다.

또 트위터 등 SNS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하며 각종 특이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에 대비, F16과 이지스함을 대기시키는 것도 상황실의 몫이다.

경호상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을 묻자 류 기획관은 회의의 첫 공식행사인 리셉션을 꼽았다.

"아무래도 58개 정상들이 첫 대면을 하는 자리니까요. 하지만 그동안 충분히 연습을 한 이상 아무 문제 없이 해낼 겁니다."

그의 이마에는 땀이 맺혀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bang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