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장교 출신 탈북자 김주일씨는 13일(현지시간)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깨어날 수 있도록 북한에 종이신문을 만들어 보낼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며 `자유북한(FreeNK)' 창간 계획을 밝혔다.

'재유럽 조선인 총연합회' 사무총장인 김씨는 이날 제네바에서 열린 `제4차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제네바회의'에 참석해 북한 당국의 탈북자에 대한 인권 탄압 실태를 증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현재 모든 디자인과 샘플 작업이 끝났고, 온라인 신문은 이미 개설됐다"며 "종이신문과 온라인신문 모두 영어판도 함께 발간된다"고 소개했다.

영국에 거주 중인 김씨는 "'자유북한'은 국제사회에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북한에는 외부의 소식을 전함으로써 인권의 주체인 북한주민들의 의식이 깨어나고, 북한 땅에 하루빨리 민주화의 새 향기가 전파되라는 바람에서 제작된다"며 "신문이 중국과 러시아 국경을 통해 북한에 들어갈 때 북한 주민들 속에 폭풍같은 반응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김씨는 "탈북자유민들은 중국정부가 말하는 `불법 월경자'나 `생계형 월경자'가 아닌, 3대 세습 독재 하에서 엄밀하게 정치적 박해와 탄압, 인권유린을 강요당한 정치적 난민"이라며 "북송된 탈북난민들은 혹독한 육체적 고통과 고문, 심지어 공개처형과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는 형벌을 받는다"고 밝혔다.

김씨는 "중국정부가 탈북자유민들을 강제북송하는 것은 생억지이며 중대한 국제범법행위"라고 덧붙였다.

영국에 정착한 다른 탈북자 김송주씨는 중국 체류 8년 동안 세 차례 북송돼 두 차례 강제노동을 강요당한 경험이 있다고 소개한 뒤 "북송된 모든 사람들은 북한 땅을 밟는 순간부터 짐승 취급을 당한다"며 "탈북자를 개구멍처럼 작은 문으로 보위부 구류장에 집어넣고 몸에 감춘 돈을 탈취하기 위해 알몸 수색을 한다"고 증언했다.

그는 "맨손으로 여성의 생식기에 손을 넣어 숨겨진 돈을 탈취하려 하고, 앉았다 일어섰다를 150회 이상 시켜 숨긴 돈을 뽑아내는 고문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송되지 않으려고 늘 쥐약과 면도칼, 심지어 수류탄을 갖고 다니는 탈북난민들도 있다"며 "북한주민들은 누군가의 도움을 절실히 바라고 있으며, 인간의 권리는 똑같이 소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제네바회의'는 유엔 감시 민간단체인 '유엔워치' 등 20여 개 민간 인권단체가 개최하는 연례행사다.

탈북자 송환 저지 여론 확산을 위해 제네바를 방문 중인 새누리당 김형오 전 국회의장, 안형환 이은재 의원,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 등은 이날 회의에 참석해 김씨 등의 증언을 청취했다.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