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반발에…임종석 결국 낙마
임종석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이 9일 사무총장직에서 전격 사퇴하고 서울 성동을 공천도 반납했다. 자신의 공천을 둘러싼 당내 분란에 책임을 지고 백의종군하겠다는 것이다.

임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연대가 성사된 이후 당에 남는 부담까지 책임지고 싶었지만 세상일이라는 게 늘 마음 같지는 않은 것 같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사무총장으로서 어려운 결심으로 통합에 참여했다가 공천 기회를 갖지 못하고 좌절한 분들에게 가슴으로부터 위로를 드린다”고 사과했다. 임 총장은 “민주당이 좀 부족하더라도 국민이 조금씩 힘을 보태 역사가 순방향으로 흘러가도록 도와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486의 한 축이었던 임 총장의 거취문제는 문성근 최고위원, 이해찬 상임고문 등 혁신과통합 인사들이 도덕성 기준과 시민통합당 인사 배제 문제를 잇달아 제기하면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 전날 부산에서 상경한 문재인 상임고문까지 참여한 혁신과통합의 긴급 회의 이후 사태 수습을 위해 임 총장의 사퇴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친노 내부에 갈등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임 총장은 전 보좌관 곽모씨가 삼화저축은행 측으로부터 1억여원을 받은 것을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임 총장이 사전에 몰랐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공동 책임을 물었다.

공천 잡음에 당 지지율까지 새누리당에 역전당하자 “억울하겠지만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읍참 종석’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임 총장은 내부적으로 수차례 사의를 표명했으나 한명숙 대표(사진)가 검찰의 기소는 ‘정치적 탄압’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이날 임 총장의 사퇴로 한 대표의 리더십도 타격을 입게 됐다.

총장 사퇴와 공천 반납으로 민주당 내 공천 논란은 고비를 넘겼지만 정치인 임종석은 2008년 낙선 이후 재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또다시 눈물을 삼키게 됐다. 재판 결과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이번 사퇴를 공천파동 극복을 위한 ‘소신공양’으로 보는 당내 시각을 감안할 때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재·보궐 선거를 통해 재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