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호남 현역 45% 물갈이
“의원 평가와 현지 교체지수가 호남 의원들의 공천 운명을 갈랐다.”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회 관계자는 5일 6명의 현역 의원 공천 배제 결정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공심위가 호남 현역 의원 물갈이를 위해 별도로 마련한 기준은 ‘현역 의원 평가지표’다. 의원들의 다면평가와 의정활동평가, 현지 교체지수 등 세 가지 기준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 현역 의원들의 서열을 매겼다. 이날 공천에서 탈락한 김영진 강봉균 최인기 신건 조영택 김재균 의원 등은 하위 6명에 해당됐다는 게 공심위의 설명이다. 관료 출신의 다선 의원, 지역구 갈등 의원, 친인척 비리 관련 의원들이 대부분 포함됐다. 당초 이강래 의원(3선·남원 순창) 등 다른 3선 중진들도 공천 배제 대상에 포함됐으나 공천 탈락자 규모를 놓고 새벽 4시까지 이어진 격론 끝에 6명으로 확정되면서 극적으로 경선 대열에 올랐다.

이날까지 호남 현역 교체율은 45%로 18대 수준(46%)이다. 하지만 경선을 통해 추가로 현역 5명 안팎이 탈락할 가능성이 높아 최종 교체율은 60%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이다. 호남 전체 31명(19대는 30명) 가운데 민주당 소속 의원은 29명.

이날 공천 탈락이 확정된 6명 외에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박상천 장세환 의원, 수도권으로 지역구를 옮긴 정동영 정세균 김효석 유선호 의원과 무공천 지역구로 분류된 박주선 의원을 포함하면 호남 현역 교체자는 13명이다.
민주 호남 현역 45% 물갈이
살아남은 현역 지역구 가운데 초박빙 지역은 7곳 안팎이다. 광주 광산갑(김동철-전갑길) 전북 남원·순창(이강래-이용호) 익산시을(조배숙-전정희) 김제·완주(최규성-김종회) 고창·부안(김춘진-강병원) 담양·함평·영광·장성(이낙연-이석형-이개호) 무안·신안(이윤석-서삼석) 등이다. 호남 3선 이상 지역구가 모두 경선지역으로 분류돼 결과에 따라 ‘중진 공천학살’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역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전주 완산갑과 광주 서갑 등 두 곳의 경선 후보자는 추후 확정키로 했다. 전주 덕진에 공천을 신청한 유종일 KDI 교수는 전략후보자로 선정, 수도권에 공천키로 했다. 호남 현역 물갈이 ‘쓰나미’ 와중에도 박지원(재선·목포) 주승용(재선·여수을) 의원은 공천을 받았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