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옥 "친노만의 향연장" 단독탈당..호남 공천이 변수
박지원 "야권 분열로 총선 패배는 역사의 죄"

민주통합당의 한 축인 구(舊) 민주계 인사들이 4ㆍ11 총선 공천에 대해 '친노 독식ㆍ동교동계 죽이기'라고 반발하며 촉발된 공천 갈등이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여전하지만 당초 제기됐던 '민주동우회' 구성을 통한 무소속 벨트 등의 논의는 수면하로 가라앉은 상태다.

서울 관악갑 공천에서 탈락한 한광옥 상임고문은 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이 통합과 화합이 아니라 한풀이 정치로 가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치욕이고 불행"이라며 민주당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번 공천 과정에서 개혁공천이라는 미명 아래 소위 친노(친노무현) 세력은 당권 장악을 위한 패권주의에 빠졌다", "한나라당에 정권을 빼앗긴 세력이 반성 없이 민주당의 주류가 돼서 그들만의 향연장이 됐다"고 지도부를 성토했다.

그러나 이날 회견장에는 당초 동참할 것으로 거론됐던 후보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일부 후보는 재심 청구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민주계 인사들이 당의 공천 심사에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자제'를 하는 것은 자칫 공천 반발이 계파간 밥그릇싸움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실제 박지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이 통합과 연대로 반드시 총선 승리 및 정권교체를 이뤄내라는 것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언"이라며 "야권이 분열해서 패배하는 것은 역사의 죄라고 생각한다"고 '단합'을 강조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도 "공천에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집단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무소속 출마를 하는 한이 있어도 집단적으로 민주동우회를 구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일부 민주계 인사들로부터 민주동우회 구성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배신하느냐"라는 등의 말까지 들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는 "분열을 막는 일을 하는 게 김대중 대통령의 생각을 이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호남 공천 심사가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그 결과에 따라서는 갈등이 재연될 소지도 없지 않다.

호남지역의 반발 기류가 당 지도부에 전달은 됐지만 공심위가 "계파가 아니라 미래를 이끌어갈 참 지도자가 누구인가에 역점을 둘 것"(강철규 위원장)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호남 지역에서의 대폭 물갈이 가능성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도 구 민주계측의 반발에 대해 "민주계 학살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근거 없는 계파별 비난"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 민주계의 공천 반발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당의 공천 과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과 강원, 충청권 등의 공천심사를 먼저 하는 바람에 현역의원이 거의 전원 공천된 것이 호남 지역의 반발을 불러온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물갈이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호남지역의 대폭 물갈이가 예상되는 만큼 '호남박살론'까지 나오게 됐다는 것이다.

호남지역 공천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당 안팎에서 물갈이 대상 의원들의 이름까지 거론되면서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해석도 있다.

호남 지역 한 중진 의원은 "호남에 대한 공천심사를 가장 먼저 해서 물갈이를 과감하게 보여줬으면 국민에게 감동을 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이한승 기자 choinal@yna.co.kr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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