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ㆍ호남ㆍ제주 공천신청자 180여명 이틀째 면접
문대성 "사상 출마 가능"..정운천ㆍ김석기 "논란 정면돌파"

새누리당은 4ㆍ11 총선 지역구 공천신청자를 대상으로 21일 이틀째 면접심사를 이어갔다.

전날 부산ㆍ경남(PK)처럼 현지를 찾아가지는 않았으나 여의도 당사는 대구ㆍ광주ㆍ전북ㆍ전남ㆍ경북ㆍ제주의 공천신청자 180여 명이 몰려들며 북새통을 이뤘다.

◇비공개 공천신청자 면접 `눈길' = 특히 이날은 비공개 공천신청자 26명 가운데 10여명에 대한 면접이 함께 치러졌다.

이중 문대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은 면접 직후 기자들을 만나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출사표를 던진 부산 사상구에 대해 "철새 정치인들이 많이 있더라"면서 당이 요구하면 사상구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관심을 모았다.

이날 면접을 받은 비공개 공천신청자 중에는 류성걸 전 기획재정부 차관, 하태경 열린북한방송대표, 국회 첫 여성 수석전문위원인 김귀순 부산외대 교수 등이 포함됐다.

◇정운천ㆍ김석기 `논란 정면돌파' 공언 =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용산 참사 등과 관련해 사퇴한 현 정부 고위공직자 출신 후보들은 자신들을 둘러싼 논란을 정면돌파하겠다고 공언했다.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MBC PD수첩 방송에 대해) 이미 대법원 판결이 나왔고, 사과방송도 있었다"면서 "사지에 뛰어들어 필승의 각오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새누리당 약세 지역인 전북 전주 완산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경북 경주에 공천을 신청한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은 면접에서 용산 참사에 대한 입장을 밝혀 관심을 모았다.

김 전 청장은 "지금도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고 있으나 행인과 차량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화염병과 염산병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강력한 법집행을 할 수밖에 없었고, 지금도 그런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과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속에 국민의 행복이 있는 만큼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천후보들, 박근혜 `러브콜' = 이날 면접에선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ㆍ경북(TK) 지역이 포함되면서 박 비대위원장의 대권도전과 당의 정권 재창출을 돕겠다는 다짐이 두드러졌다.

프로필에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했거나 그의 팬클럽에서 활동했던 경력을 기재한 공천신청자도 18명에 이르렀다.

박 비대위원장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 공천을 신청한 이재희 전 국가정보원 정보국장은 "30년간 국정원에서 일하면서 쌓인 폭넓은 정관계 인맥으로 대선에 기여하겠다"면서 "튼튼한 안보관과 대북정보력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달서갑에 뛰어든 이영조 전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장은 "진실화해위에서 5년간 과거사를 정리하면서 저쪽(야권) 사람들과도 잘 알고 있어 대선 과정에서 제가 새누리당을 위한 창과 방패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도이환 전 대구시의회의장과 달성군 예비후보인 이종진 전 달성군수 등도 대선에서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1인당 발언시간 1분20초..요식행위 비판도 = 이날 신청자별 1인당 발언시간은 1분20초∼1분30초로 첫날보다 더 줄어들었다.

전날 부산ㆍ울산ㆍ경남지역 면접에서 `시간조절' 미흡으로 후반부 들어 1인당 발언시간이 전반부보다 더 짧아졌던 점을 감안한 안배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도 후반부에는 시간이 부족해 경북과 호남권의 3∼4개 지역구를 하나로 묶어 한꺼번에 면접을 하는 촌극이 벌어져 `형식적 면접', `요식행위'란 비판이 나왔다.

한편 권영세 사무총장은 면접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튿날 영남권부터 시작되는 지역구별 여론조사를 위해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후보군을 5∼6명 수준으로 압축했다"면서 "주말쯤 결과를 받아 볼 것 같다"고 밝혔다.

우선공천지역 발표 시기에 대해선 "일단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야 하니 이번 주 안에는 결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고, 서울 강남과 부산 `낙동강 벨트' 등 일부 전략지역이 함께 발표될 것이란 전망에 대해선 "엇비슷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