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174명으로 대부분…낙선운동 주제 다양화 영향

4월 총선을 앞두고 진보진영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낙천 명단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현안별로 낙천후보 명단이 나오는 가운데 현직 여당 의원들이 낙천 대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1일까지 총선유권자네트워크(총선넷)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4대강 사업, 예산안과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 정교분리 위반 등 5개 현안과 관련해 발표된 낙천 명단을 보면 전ㆍ현직 여당 의원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낙천 명단에 포함된 현역 의원은 여야를 합쳐 200명을 넘어 전체 의원의 70%가량에 달한다.

현직 새누리당 의원 174명은 5개 명단에 최소 한 번 이상 이름을 올렸다.

박희태 의원처럼 국회의장을 맡아 무소속이 됐거나 강용석, 정태근 의원 등 여당 소속이었다가 출당, 탈당 등으로 당적이 없어진 경우까지 포함하면 179명이다.

민주통합당에서는 김진표 원내대표와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강봉균, 김동철, 김성곤, 김진표, 박상천, 신낙균, 송민순, 김영진, 송훈석, 이용희, 최인기 의원 등 13명이 명단에 올랐다.

이들은 대부분 한미 FTA 비준안 처리 과정에서 야당과 시민사회 간 합의를 깨고 '날치기' 처리에 명분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명단에 포함됐다.

자유선진당 소속 의원은 이인제, 이회창, 심대평, 김용구, 권선택, 김낙성, 김용구, 류근찬, 변웅전, 이진삼, 임영호, 이영애, 조순형 등 13명이다.

현안이 여럿이다 보니 '다관왕'도 속출했다.

2009~2011년 3년 내리 '예산안 날치기'에 동참한 것을 '1관왕'으로 치면 5개 현안 가운데 4개 현안과 중복되는 '4관왕' 의원은 모두 15명이다.

이들은 강승규, 권경석, 김무성, 김성조, 김영우, 김정권, 손범규, 송광호, 이한성, 정몽준, 정옥임, 조원진, 진수희, 허천, 황우여 의원 등 전원 여당이다.

이 가운데 허천, 황우여 의원은 예산안 날치기와 한미 FTA 비준안 강행처리, 정교분리 위반, 미디어법 통과에 관여했으며 나머지는 한미 FTA와 4대강 사업 찬동, 미디어법 통과, 예산안 날치기로 4관왕에 등극했다.

3개 항목에 이름이 오른 현직 의원은 모두 105명으로 이 가운데 103명이 새누리당 소속이다.

나머지 2명은 한미 FTA 비준안 통과와 미디어법, 정교분리 위반에 해당한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와 디도스 공격 사태의 책임을 지고 탈당한 최구식 전 새누리당 의원(현 무소속)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팀장은 "명단이 추가로 발표될 가능성이 있어 '다관왕'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일단 공개된 명단을 토대로 전체 낙천 대상자 수와 정당별 분류, 다관왕 수 등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들 명단이 현수막이나 피켓 형태로 공개되지 않고 기자회견 형식으로 발표됐다는 점에서 아직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으나 위법행위 발생 여부를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기자회견은 일반 유권자를 직접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만큼 선거법 위반으로 볼 수는 없다"며 "이후 단체들의 집회 등에서 위법행위가 발생하는지는 구체적인 사례를 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선관위는 이날 총선넷 측에 '단체의 활동 등과 관련한 선거법 위반사례 제시'라는 제목의 안내문을 보내 낙천ㆍ낙선운동과 관련해 선거법 위반 행위가 나오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시선관위는 ▲시국현안 관련 집회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ㆍ추천ㆍ반대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ㆍ반대하는 내용을 실은 신문 광고ㆍ현수막 게시나 인쇄물 및 피켓 등 홍보 ▲선거운동 기간이 아닐 때 투표참여운동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선거 승리를 결의하는 출정식 등 집회 개최, 낙선운동 대상자와 가족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나 사실을 적시한 비방 행위, 집회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의 이름 등을 연호하는 행위 등도 불가능하다고 선관위는 설명했다.

온라인에서는 공직선거법 60조에 명시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가 인터넷상에 선거운동 정보를 게재하거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메신저 등을 이용해 전자우편을 보내는 행위 등이 금지됐다고 선관위는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pul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