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강남 출마설도 나와..다선ㆍ중진 `좌불안석'

민주통합당에서 4ㆍ11 총선 물갈이론이 달아오르고 있다.

다선ㆍ중진 의원들에 대한 인적 쇄신 압박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ㆍ15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한명숙 대표 등 새 지도부가 취임 일성으로 `공천혁명'을 공언하고 나선데다 대권주자인 정동영 상임고문이 기득권을 내려놓은 것이 계기가 됐다.

정 상임고문은 17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4월 총선에서 지역구인 전주에서 출마하지 않겠다"며 "어느 곳에 출마할지는 당의 명령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17대 총선 때 전주에서 서울 동작을로 지역구를 옮겼다가 2009년 4월 재보선에서 탈당까지 감행하며 전주로 돌아갔고, 이번 총선에서도 전주 출마를 검토해왔다.

정 상임고문은 "통합정당이 출범할 때 전주 불출마를 생각했으며, 새 지도부가 들어선 일요일(15일) 결정했다"며 "통합정당의 새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고 4ㆍ11 총선 승리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라고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의 불모지인 부산 영도나 서울 강남 지역구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결정에는 대권주자들을 겨냥한 강남 등 적지(敵地) 차출 압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권주자 3인방' 가운데 2009년 4월 호남 불출마를 선언하고 최근 서울 종로를 지역구로 선택한 정세균 상임고문에 이어 정동영 상임고문의 호남 불출마로 세간의 시선이 손학규 상임고문에게 쏠리고 있다.

손 상임고문은 지난달 대표 사퇴 즈음부터 총선 역할론에 대해 "(당이) 필요로 하는 일을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가 강남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명숙 대표도 약세 지역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당권주자 시절인 지난달 말 언론인터뷰에서 그는 "욕심과 의지와 관계없이 선택할 것"이라며 "함께 의논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전방위적인 인적 쇄신 바람이 몰아치면서 다선 의원들이 좌불안석이다.

이미 한 달 전 경기 평택 출신 3선인 정장선 전 사무총장과 호남 지역 초선인 장세환 의원이 잇따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과감한' 인물 교체를 요구해온 터다.

두 사람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서는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잇따랐다.

광주 서구을 출신인 김영진(65) 의원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서구을에 출마한다"고 밝혔고, 전남 고흥ㆍ보성 출신인 박상천(74) 의원 측도 "전혀 (불출마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두 사람은 당내 최다인 5선 의원이다.

서울 송파 출신 재선인 김성순(72) 의원은 불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의사 표명 시기를 밝히진 않았으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철수 현상'과 1ㆍ15 전대 등에서 표출되고 있는 국민의 변화에 대한 바람을 민주당이 외면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불출마 및 사지 출마를 선언한 인사들을 거론하면서 "모두 쉽지 않았을 결정이지만 총선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은 희생과 헌신에 존경심을 표한다"며 "민주당에서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이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이유미 기자 k0279@yna.co.krgatsb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