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 공식 발표와 달리 특별열차 안이 아닌 별장에서 숨졌다는 주장이 일본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일본 민영 방송사 TV아사히는 “북·중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했다”며 “김 위원장은 17일 오전 1시쯤 평양에서 40㎞ 떨어진 별장 집무실에서 의식불명인 상태로 발견됐다”고 22일 보도했다. TV아사히는 김 위원장이 숨지기 직전 경호원에게 물을 달라고 마지막 말을 했다며 구체적인 정황을 제시했다. 숨진 장소와 관련해서는 “전용열차가 움직인 흔적이 없다”는 국정원의 분석과 일치한다.

TV아사히는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16일 오후 8시께 평양 관저에서 숨졌다는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소장의 주장도 함께 소개했다. 북측 발표(17일 오전 8시 반)보다 12시간 이상 빠른 것이다. 요미우리신문 등 다른 일본 언론들도 김 위원장이 열차에서 사망했다는 북한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공안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이 1991년 당시 만 8세의 나이로 일본에서 11일간 머물렀다”며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을 볼 때 디즈니랜드 등에 갔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시 한 살 위의 형 김정철도 동행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김정철·정은 형제는 당시 오스트리아 빈에서 일본 비자를 취득했고, 여권은 타인 명의의 브라질 여권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형제의 생모인 고영희는 1953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1960년 가족과 함께 북한으로 이주했고 만수대예술단 무용수로 활약하다 김 위원장의 눈에 띄어 정철·정은·여정 3남매를 낳았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