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17일 오전 달리는 야전 열차 안에서 사망했다는 북한의 발표와 달리 대기 중인 열차에서 숨을 거뒀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 전용 열차가 평양 용성역에 서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김 위원장이 어디에 가려고 (열차에) 탄 상태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20일 밝혔다. 그는 “열차가 움직인 흔적은 없었다”고도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평양 시내에 있는 대형 마트를 찾은 이후 16일부터는 외부 활동을 위한 동선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이 16일 밤 평양 관저에서 사망했다는 설에 대해 “정확한 정보는 아니고 첩보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원세훈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 위원장의 사망 장소 등을 놓고 북한의 발표와 국정원이 파악·분석한 정보가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 “(북한의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애매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사망 시점과 장소 등을 북한이 의도적으로 조작해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위원장 사망 이후 꾸려진 장의위원회 위원 232명 전원이 ‘친(親)김정은 세력’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라고 정부는 파악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된 장의위원회 명단에 있는 인사들은 친김정은파”라며 “구세력 인사들은 명단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김 위원장의 장례가 끝난 이후 북한 권력층의 신파와 구파 간 권력투쟁 가능성도 예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