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동서 황태섭 씨가 제일저축은행의 고문으로 재직하며 거액의 고문료를 받아온 것으로 15일 밝혀졌다. 제일저축은행과 관련, 이미 대통령의 사촌처남 김재홍 씨가 지난 14일 구속된 데 이어 제일저축은행 수사가 대통령 친인척 비리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검찰에 따르면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71·구속기소)은 김윤옥 여사 둘째 언니의 남편으로 이 대통령의 손윗 동서인 황씨를 2008년부터 제일저축은행 고문으로 위촉했다. 황씨는 제일저축은행 영업정지 전까지 고문으로 재직하며 수억원의 고문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회장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황씨에 대한 진술을 확보하고 황씨가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한 역할과 고문료를 준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고문료 등을 확인하고 조사 중인 사안”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검찰은 금융계에 특별한 연고가 없는데도 제일저축은행 고문으로 위촉된 황씨가 인맥을 활용해 금융당국과 정치권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황씨는 이 대통령 후원회 사무국장을 지내기도 했다.

지난해 강기정 민주당 의원 등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 과정에서 황씨의 주선으로 김윤옥 여사와 남 사장의 부인이 접촉했고,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