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준 <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한국경제신문고문 >
[김창준의 한국정치 미국정치] 국회의원도 임기를 제한하자

“나라가 뭘 해줄까 바라지 말고 내가 나라를 위해 뭘 해줄까를 생각하라”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이 민망할 정도다. 우리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권리만 주장하고 더 달라고만 야단이지, 근본적으로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고 서민경제를 살릴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우리 지도층은 자신들의 삶에 대단히 만족한다. 사법부 주축인 판사들도, 입법부의 주체인 국회의원들도, 노조 간부들도 말로만 떠든다. 진정으로 변화를 원하는 것 같지 않다. 신음하는 서민들과 변화를 외치는 젊은이들의 고민에 대해선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니 이 모든 문제가 국회의 무력함에서 비롯됐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그렇다면 국회부터 혁신해야 한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임기는 4년, 연임은 3기로 규정하고 있다. 이들의 연임을 제한하는 이유는 장기집권에서 일반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부패와 비리가 발생할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또 그로 인해 혁신이나 개혁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미국에서도 1990년도에 23개 주가 연방의원들의 임기제한 법안을 주민투표로 발의해 75%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주의 주민투표로 연방의회의 임기를 제한할 수 없다는 연방 대법원 판결로 주춤해졌고 그 대신에 이들은 주 의원들의 임기 제한을 두는 법안을 압도적 다수로 통과시켰다. 미국은 현재 36개 주가 주지사와 상·하원 의원의 연임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살고 미국에서 가장 큰 캘리포니아 주는 주 상원의원은 8년, 하원의원은 6년 이상 하지 못하도록 한다.

우리 국회도 미국처럼 임기 제한을 둬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들이 새 얼굴을 접할 수 있다. 임기는 지자체장과 똑같이 12년으로 정하는 게 어떨까. 12년간 국회의원직에 있던 사람은 다시는 출마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대통령 임기도 이 기회에 미국처럼 4년 중임제로 고치는 게 바람직하다. 임기제한 개헌안이 통과될 때까지는 두 번 이상 국회의원을 한 사람에게 또 공천을 주기보다는 새 인물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맑은 물도 오래 고이면 썩는다.

김창준 <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한국경제신문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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