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45명 내외로 알려졌던 민주당 협상파의 구체적 실체가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밝혀졌다. 손학규 대표를 포함해 총 27명이 발언에 나선 이날 의총에서 민주당 당론인 '선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폐기,후 비준'과 다른 소신을 펼친 의원은 10명에 그쳤다. 김진표 원내대표를 비롯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강봉균 김성곤 김동철 김학재 박상천 정장선 조영택 송민순 의원 등은 ISD를 먼저 폐기해야 비준할 수 있다는 주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절충안 검토를 주장했다. 이날 협상파들이 의총에 앞서 별도 회동까지 갖고 집단행동에 나섰지만 예상보다 적은 숫자를 두고 당 안팎에서 의외라는 반응이다. 김성곤 김동철 의원 등 절충파들은 그동안 "의견을 같이하는 의원이 45명에 달한다"고 얘기해왔다. 전화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 항의 공세를 의식해 공개 발언에 나서지 않은 일부 의원을 감안하더라도 "45명의 실체가 있기는 한 것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협상파인 한 의원은 "절충안에는 동의하지 않더라도 몸싸움에 반대하는 의원까지 포함한 숫자가 40여명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17일 설명했다.

민주당 의총에서 당론 변경이 무산된 뒤 협상파의 입지는 갈수록 축소된 반면 강경파의 목소리는 한층 커지고 있다. 정동영 최고위원과 정범구 의원 등은 이날 한 · 미 FTA 저지 서명운동에 참여한 46명 의원의 명단을 원내대표실에 전달했다. 대표적인 협상파인 김 원내대표를 겨냥한 압박용 성격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