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공관원 감시 강화…외부정보 차단 목적

북한이 평양거주 외국인의 제3국 방문까지 통제하며 리비아 사태와 관련된 외부정보 차단을 강화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8일 전했다.

평양과 중국을 오가며 소규모 합영기업을 운영하는 러시아 국적의 이모씨는 이 방송에 "최근 중국을 방문하려는데 북한 당국이 수속과정에서 `왜 중국에 가며 언제 돌아올 것인지, 중국 이외 다른 국가를 방문할 것인지'를 세세히 따져 물었다"며 "중국을 제외한 제3국을 방문하면 북한에 재입국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도 받았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의 이러한 통제는 지난달 말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시민군에 의해 살해된 이후 더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 장모씨는 이 방송에 "북한 내에 거주하는 외국 공관원과 그 가족이 평양을 벗어날 때는 외무성의 사전허가가 필요하고, 이후에도 감시요원의 통제 하에 이동할 수 있다"며 "외국인과 주민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북한 당국은 최근 리비아에 체류 중인 북한 교민들에게 귀국금지령을 내린 데 이어 해외에서 장기간 생활한 주재원과 그 가족의 귀국도 금지하고 있다.

북한의 이런 조치는 처음에는 권고·권유 수준이었지만 카다피 사망을 전후해 점차 강제성을 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chom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