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 인적 쇄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 · 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당이 전면 쇄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총선 공천에서 50% 물갈이와 지도부 교체,청와대 인사 교체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과 정태근 의원 등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31일 회동을 갖고 쇄신 방안을 논의한다. 회동에서는 내년 총선 전 새로운 인물을 당에 수혈할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는 '공천 물갈이' 주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 의원은 "당이 변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만약 당이 제대로 된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면 우리(소장파)라도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논의 결과를 당 지도부에게 전달하고,당 전체가 논의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소장파 의원은 "한나라당이 가진 의석 중 50~60개는 자연스럽게 교체될 것"이라며 "여기에 새로운 인물을 수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역 의원 50% 이상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오 전 특임장관은 '객토론'을 거듭 거론했다. 그는 30일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지력이 다한 땅에 아무리 땀흘려 농사를 지은들 쭉정이밖에 더 있겠는가"라며 "내년 농사를 잘 지으려면 객토를 하든지 땅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지도부 교체 카드를 들고 나왔다. 원 최고위원은 유승민 최고위원에게 동반 사퇴를 제안했다. 원 최고위원은 "지도부를 바꾸는 데서 시작해 사회 분위기 전체를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이 청와대 인적 쇄신을 압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세다. 정 의원은 "청와대를 바로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어떻게 바꾸고 청와대 내 어떤 인물을 교체할 것인가에 대해 당이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소장 역시 "청와대 인사는 중요한 문제"라며 "특히 어청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을 청와대 경호처장에 내정한 실수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