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쇄신론 분출…지도부 책임론 놓고 갑론을박 조짐

한나라당은 10ㆍ26 재보선의 참패를 확인하며 `쇼크' 상태로 빠져들었다.

지난 10년간 지켜온 서울시장직을 야권에 넘겼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했다.

서울시장 보선의 패배로 당장 6개월후로 닥친 내년 4월 총선에 패색이 짙어지자 서울과 수도권 의원들은 `패닉'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부산 동구청장, 대구 서구청장, 충북 충주시장 등 당이 후보를 낸 8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지만 분위기는 납덩이처럼 가라앉았다.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는 개표율이 30%를 넘기며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승리가 유력해지자 시내 프레스신터 내 선대위를 방문, "정치권이 더 반성하고 더 낮은 자세로 변화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사실상 패배를 시인했다.

울먹이듯 목소리가 떨리거나 잠시 말이 끊기기도 했다.

홍준표 대표는 패배가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여의도 당사를 떠나면서 기초단체장 선거의 승리를 언급, "이겼다고도 졌다고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기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패했지만 나머지 전부에서 전국 걸쳐 완승해 내년 총ㆍ대선에서 새 희망의 등불을 보게 됐다"며 "향후 수도권 의 민심 잘 받들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27일 오전 긴급 최고위원단 조찬회동을 갖고 재보선 패배에 따른 수습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연합뉴스와의 개별 통화에서 거의 예외없이 전면적인 쇄신론을 요구했으며 일부는 책임론도 거론할 뜻을 시사해 패배 수습 과정에서 `격랑'을 예고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간판을 내리는 것이 새롭고 건강한 보수정당이 자리잡는데 기여한다면 사라져야 한다"며 "상위 귀족에게 기대는 정치, 구태정치와 단절하고 40대와 교감할수 있는 성격의 정당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총ㆍ대선에서 지게 생겼는데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대세론이나 당권에 연연해 간다는게 얼마나 무책임하고 우스운가"라고 말해 `책임론'을 본격 제기할 뜻을 비쳤다.

서울의 한 초선의원은 "당의 구조를 미래지향적으로 바꾸고,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이 깊으므로 당의 정치문화를 혁명적 수준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며 "총력 선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략통인 한 의원은 "대안도 없는데 지도부를 당장 흔들 수 없다.

당 쇄신안으로는 현재 공천개혁 외에는 다른 게 없다"고 했고, 또다른 소장파 의원도 "당 지도부의 책임론을 논하기에는 너무 큰 충격"이라고 말했다.

구상찬 의원은 "재보선 결과는 정치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므로 당과 청와대가 석고대죄해 국민에게 용서를 빌어야 한다"며 "획기적 공천개혁과 과감한 친서민 정책으로 화난 민심을 달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quintet@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