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에 이어 중국을 방문 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특별열차 내부 모습이 러시아 매체를 통해 소개됐다.

홍콩 문회보(文匯報)는 26일 러시아의 '모스코프스키 콤소몰레츠'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지난 2001년 러시아 방문 당시 이용했던 특별열차 내부의 모습을 전했다.

지난 2001년 여름 김 위원장의 방러 당시 3주간 동행했던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전 러시아 극동지구 대통령 전권대표는 이 특별열차가 소련의 스탈린이 김일성에게 선물로 준 것이며 나중에 북한이 이를 개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열차가 무장을 하지는 않았지만 특별칸의 바닥은 방탄판으로 덮여 있다며 '움직이는 완벽한 요새'라고 묘사했다.

그는 이어 당시 열차의 앞칸이 정상회담에 이용됐으며 그 뒤로는 통신장비가 탑재된 객차와 경호원ㆍ수행원들의 객차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열차에는 위성항법시스템과 위성 TV, 전화가 있었으며 김 위원장이 열차를 타고 가면서 위성을 통해 중요한 지시를 내릴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김 위원장의 개인 객차에는 대형 스크린 2개가 걸려 있었는데 이 중 한 스크린에서는 김 위원장이 좋아하는 영화와 열병식 영상이 계속해서 방영됐고 다른 한 화면에서는 열차가 통과하는 지역과 기상 정보, 경제 상황 등을 보여주는 전자 지도가 비춰졌다.

풀리코프스키는 이르쿠츠크 지역을 통과할 때 대형 스크린에서 러시아어와 한국어로 그 지역 관리들의 이름이 나왔다고 회상했다.

문회보는 이번 러시아 방문에 사용된 특별열차는 모두 17량으로 이전 러시아 방문 때보다 1량이 늘었다면서 이 열차에는 미국의 위성 감시와 정찰기를 피하기 위해 적외선과 레이더, 센서에 보호 장치가 되어 있으며 김 위원장의 '에어포스 원'으로 불린다고 전했다.

(홍콩연합뉴스) 황희경 특파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