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사진)가 오는 20일 서울 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희망시국대회' 참석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민주당이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시국대회를 물적,인적 지원키로 의견을 모아서다.

희망시국대회는 '희망버스'의 연장선 상에 있다. 대회에 참석하면 그간 지켜온 독자적인 색깔을 잃을 수 있고 불참하자니 당내외의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게 손 대표의 고민이다.

손 대표는 주변의 참여 압박에도 불구하고 희망버스에 타지 않았다. "희망버스를 안 탄 것은 잘 한 일"이라는 긍정 평가가 적지 않았다. 그만큼 노동문제 현안의 전면에 나서는 데 신중한 입장을 보여온 손 대표다.

그동안 당의 전면적인 참여를 요구해 온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날 "손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전원이 대회 주최 측인 '1000인 시국선언'의 일원으로 시국대회에 참석할 것"을 제안했다.

시국선언엔 야5당,시민사회,4대 종단,노동 · 법조 · 학계 · 문화예술계 인사가 함께 한다. 손 대표가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손 대표는 희망시국대회 준비위원 명단엔 이름은 올렸지만 아직 참석할지에 대해선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손 대표는 같은 날 예정된 대학생 프로그램인 '영캠프'엔 가기로 한 상태다.

한편 손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연설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새로운 시장경제의 출발은 바로 MB노믹스 폐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진정 이런 길(새로운 시장경제의 길)을 가려면 대기업 중심 정책,4대강 사업,부동산 정책,부자감세에 대한 반성과 철회가 우선돼야 한다"며 "성장지상주의와 결별하고 경제기조의 틀을 민생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고용과 내수중심으로의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