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남북 수석대표가 31개월 만에 만나 6자회담을 하루빨리 재개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6자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이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은 22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웨스틴호텔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이 부상은 위 본부장과 만난 후 기자들에게 "회담에서는 9 · 19 공동성명을 확고히 이행하기 위한 의지를 확인했으며 조선반도의 비핵화 용의(用意)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위 본부장도 "회담은 생산적이고 유익한 대화였다"며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계속 노력해 가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에 앞서 이 부상이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로 공식 임명됐음을 우리 측에 알려왔다. 그는 북핵 협상라인의 실세로 알려진 인물이다. 두 사람의 회동에는 우리 쪽의 조현동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과 북핵 실무자,북측에서는 최선희 외무성 미국 부국장과 실무자가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동은 2008년 12월 중국 베이징의 6자회담 수석대표 간 만남 이후 2년7개월 만에 이뤄졌다.

정부 당국자는 "6자회담 기간이 아닌 때 남북 수석대표가 별도로 만난 전례가 없어 의제는 특정하지 않았다"며 "우리 측이 제안한 비핵화 회담에 북측이 이 부상에게 6자회담 수석대표 자격을 부여해 위 본부장과의 회담에 응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간 비핵화 회담이 성사됨에 따라 남북대화,북 · 미대화,6자회담 재개의 순서로 이어지는 '3단계 접근방안'이 강한 탄력을 받으며 다음 단계인 북 · 미대화 국면으로 급진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과 북은 23일 ARF 본회의장에서 김성환 외교부 장관과 박의춘 북한 외무상이 비공식 회동하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