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몸에 구타흔적"..가혹행위 의문 제기

지난 10일 포항 해병대1사단에서 자살한 해병대원이 최근 일상 작업과정에서 수시로 '작업열외'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숨진 정모(19) 일병의 유족들은 11일 정 일병이 최근 들어 소속 부대 상급자에 의해 수시로 작업에서 제외됐다고 주장했다.

작업열외는 병사들이 동원되는 군대 내 여러 작업에서 빠지는 것으로 대부분 제대를 앞둔 선임병이 제외되지만 일부에서는 후임병을 괴롭히는 수단으로 악용돼 이 경우 작업열외를 당하면 상당히 수치감을 갖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 일병의 아버지는 "오늘 비보를 듣고 포항에 와 아들의 동기들을 만났는 데 '선임병들이 일을 제대로 못한다며 아들을 여러 작업에서 제외해 아들이 힘들어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작업열외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아들이 휴가를 나왔을 때 동생에게 '부대에서 코를 곤다는 이유로 밤중에 상급자에게 몇차례 구타를 당했다'는 말도 했다"며 "오늘 죽은 아들의 가슴 주위 3군데에서 구타 흔적을 직접 확인했다"며 상습구타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아들이 올해 초 자대에 배치된 뒤 5월 초 휴가를 올때만 해도 불만이 없고 별 문제가 없었다"며 "작업열외와 구타 등이 최근에 이뤄졌을 것"이라며 군에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이에대해 군 관계자는 "작업이 익숙하지 않은 신병을 가르치는 의미에서 작업열외를 시킬 수는 있지만 조직적이고 고의적인 작업열외는 있을 수 없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두고 철저하게 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 일병은 지난 10일 밤 선임병에게 '전화를 하고 오겠다'며 내무반을 나간 뒤 부대내 목욕탕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으며 남긴 유서에는 부모님을 걱정하고 처지를 비관하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항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shl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