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특위 정책 모두 추진…당 개혁 이제 시작"
한나라당 홍준표호(號)가 4일 닻을 올렸다. 홍 대표는 재수 끝에 대표의 꿈을 이뤘다. 1996년 정치 입문 후 처음으로 주류가 됐다.

당의 경제정책 기조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친서민 · 복지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당 · 정 · 청 관계에서는 당 우위 기조가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7월 당 서민대책특위 위원장을 맡아 친서민 정책을 주도하고 당 우위의 당 · 청 관계를 강조해온 홍 대표다.

홍 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서민특위를 하면서 당 정책위의 반대로 어려움이 있었다"며 "당 대표가 됐으니 서민특위안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대부업계 변칙 금리는 반드시 끌어내리겠다"며 '중소 상인 카드수수료 인하'를 취임 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현행 2.5%인 중소 상인 카드 수수료를 1.5% 정도로 인하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기업 · 중소기업 상생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도 홍 대표가 역점을 둬온 사안이다. 홍 대표는 전면적인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하기보다는 납품단가 '조정협의권'을 중소기업에 주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만드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고속도로 전용차로에 토 · 일요일과 법정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에 한해 택시의 진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 역시 다시 논의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서민특위 정책 모두 추진…당 개혁 이제 시작"
홍 대표가 강조한 서민특위 안으로는 △결식 국민에 대한 쌀 전면 무상 공급 △취학 전(만 5세 이하) 어린이에 대한 전면 무상보육(보육청 신설) △LPG카드 결제 수수료(현행 1.2%)의 0.2%를 떼어 운전자 복지재단 설립 등이 있다.

원내대표단의 '반값 등록금' 추진 등 좌클릭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정책에 대해서는 "큰 틀에선 신임 지도부와 원내대표단 간의 생각이 별반 다를 바 없다"면서도 "여당은 정부와 사전 조율하고 결과를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내가 서민특위위원장을 겸직해 직접 챙겨 나가겠다"며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법인세 감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당 · 정 · 청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홍 대표가 주장해온 핵심은 '정책협의체' 신설이다. 청와대 정책실장과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이 매일 만나 각종 현안을 논의하자는 것이다. 대통령과는 정례회동이 아닌 전화나 임의 회동 등을 통해 수시로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는 구상이다.

계파 문제는 정면 돌파한다는 생각이다. 홍 대표는 "나는 계파가 없다. 계파 타파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물론 계파 해체 작업과 당 우위 당 · 청 관계 조성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동회/김재후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