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자원 개발로 외화벌이 목적인 듯"

북한이 최근 반도체 등 첨단제품에 들어가는 희소 자원인 희토류의 생산과 이용에 의욕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희토류란 세륨,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등 17종의 희소금속으로 반도체·자동차·컴퓨터·발광다이오드(LED) 등을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되는 자원이어서 이른바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희토류 원소광물자원을 적극 이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북한 내에는 서부와 동부지구를 비롯한 여러 곳에 희토류가 분포한다고 보도했다.

또 이 광물에 대한 채굴과 함께 탐사작업도 적극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매장량이 많고 채굴조건이 유리한 지역에서 세부 탐사를 위한 대책과 매장지를 확보하기 위한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며 "과학연구기관들과 해당 부문에서는 경제발전에 효과적으로 쓰일 여러 가지 희토류에 대한 연구사업도 깊이있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통신은 2009년 7월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함흥반도체재료공장 현지지도 소식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이 더욱 많은 희토류 금속을 생산할 것을 강조했다"고 전한 바 있다.

북한 매체가 희토류의 생산과 이용에 대한 기사를 내보낸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최근 10여년 간 북한내 희토류 이용과 관련한 북한 매체의 보도 대부분은 의약품과 비료 개발·생산과 관련된 것이었다.

"희토류뜸에 의한 치료방법이 완치율이 대단히 높다"거나 "평양의학대학에서 희토류를 이용해 새로운 해독약을 개발했다" "희토류 미량 비료, 희토류 미량 첨가제가 개발돼 농작물 재배에 널리 이용된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북한이 희토류의 이용과 개발에 전에 없던 관심을 보이는 것은 희토류의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북한도 본격적으로 자원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 자원시장에서 희토류의 가격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매장된 희토류를 본격적으로 개발해 수출하면 상당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한 것이라는 얘기다.

대북 전문가들은 평안북도와 강원도 등에 수백만t(원석 기준)의 희토류가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전세계 희토류 생산의 95%를 차지하는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이 빠르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난 2월 중순 북한이 중국과 희토류 개발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자원개발협정을 체결했다는 점은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희토류에 대한 관심을 두고 북한이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 첨단제품 개발에도 뛰어들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기술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제품 생산보다는 자원 수출을 통한 외화벌이 목적으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는 의견이 많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은 "비교적 최근에야 북한이 희토류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도 아직까지 정확한 매장량을 파악하지 못했을 정도로 기술 수준이 낮아 당분간 첨단산업에 이용되는 희토류 제품을 만들어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철운 기자 j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