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공동선언 11주년 기념 학술회의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은 9일 6·15남북공동선언 11주년을 기념한 학술회의에서 "한국과 미국이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즉각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서울 63빌딩에서 김대중평화센터와 한반도평화포럼 등이 공동 주최한 행사에서 기조발제자로 나서 "한반도 정세는 지금 북한 핵의 포기와 보유 사이에서 중대한 분기점에 와 있고, 북한의 조속한 6자회담 복귀를 막고 있는 한미의 태도는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능력만 강화시킬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북한의 핵능력이 최근 몇년간 증강된 것도 문제이지만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한미 양국이 북한의 비핵화 노력을 거의 포기한 것 같은 패배주의적 인상을 주고 있어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미가 (전제조건을 내걸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수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북한이 잃을 것이 많지 않아 보인다"며 "북한의 핵실험으로 6자회담 회의론도 만만치 않지만 북핵문제 해결에 6자회담만큼 유용하고 경험이 축적된 기제를 다시 만들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일본 원전 사고로 전세계적으로 원전 건설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진 상황에서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에 자체적 원전 건설을 대신해 대체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을 제안해볼만 하다"며 "북한이 보상을 전제로 한 핵포기 의지를 갖고 있다면 굳이 원자력을 고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인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이명박정부의 대결정책으로 우리는 평화와 북방경제, 중소기업의 꿈, 이산가족의 소망을 잃었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대북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학술회의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진행했으며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 권노갑ㆍ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상임고문 등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장철운 기자 nari@yna.co.krj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