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을 앞두고 여권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현직 핵심 측근 5인방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다.

측근 5인방은 이재오 특임장관과 원세훈 국정원장,임태희 대통령실장,백용호 정책실장,류우익 주중 대사 등이다. 모두 대선에서 이 대통령을 당선시킨 1등 공신들이다. 이 대통령이 내달 초 예상되는 개각을 계기로 이들을 어떤 자리에 중용하느냐 여부는 국정 운영의 방향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가늠자다. 이들을 주요직에 포진시킨다면 임기 후반기 강력한 친정체제를 구축한다는 의미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대북 문제와 관련해서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15일 "원 원장이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으로 코너에 몰렸지만 현직을 유지하는 배경을 잘 살펴봐라"고 말했다. 그는 또 "원 원장이 지난 2월 극비리에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사실도 되새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 원장과 류 대사의 자리 배치를 놓고 여러 설들이 나도는 것과 맞물려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원 원장은 현직 유지설과 대통령 실장 이동설 등이 엇갈린다. 류 대사는 국정원장 또는 통일부 장관 이동설이 제기된다. 이럴 경우 남북 문제 등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두 사람 모두 남북 관계 경색을 풀기 위해 남북 정상회담을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임태희 대통령 실장도 같은 입장이다. 임 실장은 2009년 10월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싱가포르에서 비밀리에 만난적이 있다. 임 실장은 경기도지사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변수가 있다. 내년 김문수 경기지사의 대선 출마 여부다. 때문에 당분간 현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만약 임 실장이 민 강재섭 후보(분당을)가 낙선하는 등 한나라당이 4 · 27 재 · 보선에서 패배하면 당 · 정 · 청 쇄신론이 나올 수 있다. 일각에선 임 실장의 총리 기용설도 나오지만 김황식 총리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백용호 정책실장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백 실장은 현 정부들어 공정거래위원장에 이어 국세청장을 맡아 개혁을 무난하게 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이 대통령의 신임 때문에 청와대에 더 머물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이 특임장관은 선거결과에 따라 당에 조기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