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후원금 `주춤'..與 24% 증가 野는 상대적 빈곤

지난해 지방자치단체 선거로 국회의원 후원회 모금한도가 2배로 늘었지만 모금실적은 평년작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하반기에 불거진 청목회 입법로비 사건으로 주로 연말에 몰리는 소액 후원금이 주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집권당인 한나라당에 후원금이 몰리면서 야당은 상대적 빈곤에 시달렸다.

◇모금한도 2배로 늘었지만 후원금 16% 증가 그쳐 =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2010년 정당.후원회 등의 수입.지출내역'에 따르면 국회의원 후원금 총액은 4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0% 늘었지만, 후원건수는 30만3천457건으로 5.6% 감소했다.

후원금 총액이 다소 늘었지만 지난해 전국 단위로 실시된 6.2 지자체 선거로 후원금 한도가 1억5천만원에서 3억원으로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실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총선이 있었던 2008년(모금한도 3억원)의 모금총액 634억원에 비하면 25% 감소했고, 지자체 선거가 있었던 2006년 모금총액 452억원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난해 모금실적은 같은 지자체 선거가 있었던 2006년과 비교할 때 평년작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며 "작년 10월에 불거진 청목회 사건으로 연말 소득공제를 염두에 둔 소액 후원이 다소 위축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건당 후원금은 15만7천원으로 2009년의 12만8천원에 비해 22.7%나 급증, 소액후원이 상대적으로 위축된 경향을 보였다.

◇與 후원금은 24.4% 급증..野 상대적 빈곤 = 정당별로 보면 집권 여당의 후원금은 큰 폭으로 늘었지만 야당은 상대적으로 소폭 증가하거나 줄었다.

한나라당 후원금은 298억원으로 전년 대비 24.4% 급증했고, 민주당은 135억원으로 12.5%, 미래희망연대는 5억8천만원으로 16.5% 증가했다.

이에 반해 자유선진당은 18억4천만원으로 5.1%, 민주노동당은 8억1천만원으로 13.5% 감소했다.

의원 1인당 평균 모금액도 한나라당이 1억7천16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민주노동당(1억6천218만원), 민주당(1억4천726만원), 자유선진당(1억3천149만원), 미래희망연대(7천218만원) 순이다.

지난해 정당별 수입내역을 봐도 한나라당이 367억원 증가한 85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민주당이 441억원 증가한 653억원, 자유선진당이 55억원 늘어난 99억원, 민주노동당이 66억원 증가한 194억원이었다.

등록된 모든 정당의 수입총액은 2천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 급증했으며, 국고보조금이 672억원으로 전체 수입의 32.9%, 당비가 597억원으로 29.2%를 차지했다.

정당 지출총액은 1천767억원으로 한나라당(641억원), 민주당(609억원), 민주노동당(189억원), 자유선진당(95억원) 순으로 지출규모가 컸다.

◇후원금 한도 넘긴 의원도 與 일색 = 후원금 모집 상위 20위 의원의 정당별 분포를 봐도 한나라당 16명, 민주당 4명으로 여당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후원금 모집한도인 3억원을 넘긴 의원 13명 중 12명이 한나라당 소속이었다.
선관위는 후원금 한도를 넘긴 의원으로부터 소명을 받고 고의성이 입증되면 경고 등의 조치를 취하지만 실효성 있는 제재 조치가 취해진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선관위는 연간 모금한도를 초과해 후원금을 모집한 경우 초과 모금액은 다음 연도의 모금한도액에
포함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의견을 지난 8일 국회에 제출했다.

청목회 입법로비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의원 6명의 모금실적을 보면 강기정(3억2천400만원), 최규식(2억2천800만원) 의원은 1인당 평균 모금액(1억5천600만원)보다 많았지만 이명수(1억3천400만원), 유정현(1억1천800만원), 권경석(5천700만원), 조진형(480만원) 의원은 평균치를 밑돌았다.

◇후원금 친박계가 친이보다 `쏠쏠' = 한나라당 내에서도 친이계(친이명박)보다 친박계(친박근혜) 의원의 1인당 평균 후원금이 더 많아 눈길을 끌었다.

친박계 의원 52명의 평균 후원금은 1억8천888만원으로 친이계 의원 100명의 평균 후원금 1억6천357만원보다 많았다.

특히, 지난해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후원금을 모집할 수 없었던 최경환 의원을 제외하면 친박계 의원의 평균 모집액은 1억9천258억원으로 친이계를 크게 앞섰다.

중립 성향의 의원 22명의 평균 후원금은 1억6천357만원으로 친이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계파별 후원금 총액은 친이계가 163억원으로 친박계(98억원), 중립 성향(36억원)보다 많았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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