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끝) 꼬인 매듭 이렇게 풀자

강영진 成大 국정관리대학원 교수
[표류하는 국책사업] (3) "통보 아닌 소통으로 정책 실타래 풀어야"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수정안 논란이 한창이던 2009년 여름,강영진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교수(갈등해결학 전공 · 사진)는 세종시 건설 예정 지역을 찾아갔다. 세종시를 둘러싼 갈등의 원인과 해법을 현장에서 찾아보자는 생각이었다.

지역 주민과 관계 공무원들을 만나본 강 교수는 '정부가 충청도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 것이 문제의 핵심 원인'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세종시 건설 여부는 충청도민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데도 정부가 공론화 절차조차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수정안을 만들어 추진하려 했던 것이 민심이반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는 당시 정부가 제시한 수정안대로 세종시 건설을 중단하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조성하는 것이 더 나았을지 모르지만 충청도민의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에서 경제효과만 갖고 지역민을 설득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선거공약이었다고 하더라도 검토 결과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 정책을 수정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런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이다. 그는 "정부는 국민이 자신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신문을 봐서 알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책 결정의 초기 단계부터 지역 주민 등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다.

강 교수는 "정부가 모든 것을 정해 놓은 뒤 국민에게는 통보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정책을 추진하면 필요 이상의 갈등이 생긴다"며 "정책 추진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제2의 세종시,제2의 동남권 신공항 사태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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