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총리, 관계장관 의견수렴.청와대 보고 후 정부입장 발표

동남권 신공항 입지 평가 발표일인 30일 국무총리실 안팎에서는 오전 일찍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가 현지 실사 등을 마치고 이날 밀양과 가덕도에 대한 평가 결과를 내놓으면 이를 바탕으로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 차원의 공식 결정을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총리는 이날 예정됐던 국립과천과학관 시찰 등의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오전에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 평가위원회의 결과 발표 이후의 대응책을 논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특히 그는 밀양과 가덕도 모두 평가 결과 100점 만점에서 50점에 미달할 경우, 한쪽만이 50점을 넘을 경우 등 상정 가능한 여러 시나리오별로 정부의 대응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리는 일단 이날 오후 2시께 평가위원회의 심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2시 30분부터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이 참석하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정부의 최종 방침을 도출할 예정이다.

이어 오후 3시 30분~4시 사이에 청와대를 찾아 이명박 대통령에게 회의 내용을 보고한 뒤 오후 5시 정부중앙청사에서 이를 공식 발표할 방침이다.

이와는 별도로 박창호 입지평가위원장은 오후 3시30분 국토부에서 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유성식 공보실장은 "김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관계장관회의 내용을 보고하면 이 대통령이 재가해 준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총리가 이날 오후 정부 입장을 공식 발표하면서 양쪽 또는 특정지역 탈락 시의 후속 대책을 어느 정도 거론할지는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밀양과 가덕도가 모두 탈락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김해공항 확장안, 영남권 신공항 대신 이 지역에서 인천공항을 2시간 내에 연결하는 고속철도(KTX) 설치안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너무 앞선 얘기"라고 경계했다.

특정 지역이 선정되든 아니면 모두 탈락하든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유감 등 입장표시는 있겠지만, 심사결과가 공개되자마자 탈락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대책을 내놓는다는 것 자체가 시간적으로도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총리실은 신공항 유치를 둘러싸고 지역 간 갈등이 극에 달했던 만큼 정부의 결정 발표 이후의 민심 수습책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조율을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평가단의 평가 결과에 따라 김 총리의 발표 수위가 달라질지는 모르겠다"며 "그러나 구체적인 후속 대책은 국토부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