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상 확보계획만 있고 아직 실전배치 안돼"

동.서해로 잠입하는 북한의 잠수함을 탐지하고 격파하는 군의 전력 확보 계획이 늦어지고 있다.

22일 군당국에 따르면 북한의 잠수함(정)을 탐지하기 위해 호위함과 초계함에 기존 소나(음파탐지기)와 다른 어뢰음향대항체계(TACM)를 탑재하고,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해저에서 잠수함(정) 스크루 소리를 탐지하는 원거리탐지용 음향센서가 설치될 예정이다.

작년 3월 천안함 피격사건과 같은 기습 도발을 막기 위해 군이 작년부터 추진하는 대표적인 전력 확보 사업이다.

당시 합참과 해군은 북한의 잠수함 대응이 시급하다며 이들 전력을 조기에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이 현재 운용 중인 길이 35m의 상어급(325t급) 잠수함보다 크기가 큰 신형 상어급 잠수함을 동.서해 해군기지에 실전 배치하고 있어 잠수함을 탐지하고 격파하는 전력 확보는 시급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해군은 작년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건조 연한이 오래된 초계함 10여척에 대해 소나 성능개량에 착수하기 위한 예산 300억원을 확보했지만 아직 개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초계함의 선저 아래 장착된 '소나돔'은 구형이어서 장시간 스위치를 켜 놓을 수 없고 파도가 일정 높이 이상이면 잡음이 들려 잠수함 탐지가 어려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작년 감사원도 천안함 소나의 주파수 대역이 한정돼 북한의 어뢰 공격을 애초부터 탐지할 수 없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 "2013년까지는 초계함의 소나 성능개량 작업을 상당 부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구형 초계함 26척과 호위함 9척을 대체하기 위한 2천300t급 차기 호위함 건조 계획도 늦춰질 전망이다.

군은 내년부터 1~2년 단위로 차기 호위함 1척씩 모두 20여 척을 건조한다는 계획이어서 기존 함정을 대체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군이 천안함 피격과 같은 기습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약속했던 전력 확보작업은 1년여간 서류상의 계획으로만 존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천안함 공격과 같은 수준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

전술적으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