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추적'이 해마다 계속되는 전·의경 사망사고에 대해서 집중 조명했다.

1950년 전투경찰순경 조직 설립 이래 전·의경 부대 내 가혹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망자만 연 평균 10여 명. 해마다 계속되는 전·의경 사망사고의 원인은 답습되고 있는 '전통 관례'라고 한다.

16일 방송된 '뉴스추적'은 "수많은 전·의경 전역자들은 부대 내 폭력이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경찰관이 꿈이었던 어느 의경의 죽음.

정부와 경찰당국이 전·의경 내 인권침해 조사에 한창이던 지난달 25일, 인천중부경찰서 소속 의무경찰인 심규성 이경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날은 심 이경이 8개월간의 병가와 휴직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기로 한 날. 경찰은 부대 적응장애와 가정문제 등 신병비관으로 인한 자살이라며 서둘러 수사를 종결했다.

하지만 '뉴스추적'의 취재 결과, 심 이경은 부대 내에서 따돌림 등 정신적 괴롭힘을 당했다며 평소 친구와 가족들에게 의경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제작진은 "이번 취재에서 심 이경에 대한 가혹행위를 확인하는 동료 의경 부모의 증언도 새롭게 제기됐다"며 "심 의경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점들을 짚어가며 부대 내 인권침해가 얼마나 큰 문제를 야기하는지 취재했다"고 설명했다.

"신검 1급을 받고 입대한 아들이 급성백혈병으로 사망했습니다"

지난 해 말, 애끊는 어머니의 사연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신체검사 1급 판정을 받고 의무경찰에 입대한 아들이 입대 6개월 만에 급성 백혈병에 걸려 사망했다는 것. 방송은 언론사에서는 처음으로 박정수 의경의 부모와 내무반 선임 등 주변 인물들을 직접 접촉해 사건의 실체를 파헤쳤다.

또한 생때 같은 자식을 떠나보낸 아픔을 거둘 새도 없이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보상하기 위해 국가를 상대로 싸우고 있는 유족들의 억울한 사연을 전했다.

부대를 떠나도 잊히지 않는 악몽

방송에 따르면 전·의경 인권침해와 관련, 수많은 사건사고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피해자 대부분은 휴가나 의병제대 후에도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사망사고는 대부분 단순사고로 빠르게 처리됐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지난 해 의무경찰에 자원입대한 김동민(가명) 의경. 스스로 선택한 길이었지만, 자긍심은 자대배치 후 곧바로 무너져버렸다. 내무반 선임들에게 모욕적인 성추행을 상습적으로 당하면서 현재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불임의 원인 중 하나인 정계정맥류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의경 내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 대책은?

전·의경 내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당국은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결국 가혹행위를 뿌리뽑을만한 근본적 대책에는 모자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의경 역사 60년 동안 끊이지 않는 문제들을 놓고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존폐 논란 또한 뜨겁다.

방송을 접한 한 의경 출신 시청자는 게시판을 통해 "구타 가혹행위는 늘 있는 일"이라며 "밥 먹는 것처럼 숨 쉬는 것처럼 전의경 부대내에 상존하고 있다. 제대로 관리하는게 급선무"라고 당국의 소홀한 관리를 지적했으며 다른 시청자들 또한 "뿌리부터 해결해야 한다", "시간이 흘러도 똑같이 가혹행위는 계속되고 있는 거 같다"고 근복적인 해결책을 촉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경닷컴 부수정 기자 oas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