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진정내용 공개…경찰 조사보다 유형도 다양
욕설ㆍ폭행 다반사…장파열ㆍ우울증까지

깍지 끼고 생활하기와 상습 구타, 성희롱은 물론 스스로 부모 욕을 하라는 강요까지….
30일 전의경 부대 대원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낸 진정 내용에 따르면 선임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구타나 언어폭력, 괴롭힘, 성희롱을 당했고, 그 정도도 최근 경찰이 공개한 소원수리 내용보다 심했다.

2009년 12월 경북의 한 경찰서에 전입했다는 전경대원 A씨는 선임한테서 지속적으로 폭행과 성희롱,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지난해 1월 가족을 통해 진정했다.

A씨의 진정 내용에 따르면 그가 전입 때부터 선임들한테서 손가락 깍지를 끼고 생활하도록 강요당한 것은 예삿일이었다.

깍지를 끼고 엎드려뻗쳐 상태에서 폭행당해 갈비뼈가 부러지고 비장이 파열되는 상해를 입기도 했다.

경찰서 직원의 차량번호를 엿새 동안 70%, 13일 동안 100% 외우라는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못하자 민원실로 불려가 뺨 5대, 가슴과 복부 15~20대를 맞았다.

같은 달 중순에는 타격대 임무와 타격대장들 휴대전화 번호를 모두 외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내무실에서 선임한테 뺨 2~3차례와 배, 허벅지를 맞은 적도 있다.

어느 날에는 일석 점호가 끝나고 나서 한 선임병이 그의 바지에 손을 넣어 20분가량 성희롱하고 식사 시간때 깨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때리기도 했다.

심지어 부대 일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선임한테서 "나는 쓰레기입니다" "저의 아버지는 개××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씨××입니다" 등 부모를 욕하도록 강요당한 적도 있다고 A씨는 주장했다.

"동물은 맞아야 말을 듣는다"라는 모욕적인 말을 듣기도 했고, 비흡연자였지만 담배를 피우라는 부당한 지시를 받기도 했다.

게다가 "깍지를 안 끼고 잠을 잔다" "동작이 느리다" "근무태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수십 차례에 걸쳐 선임의 폭행과 가혹행위에 시달리기도 했다.

인권위는 조사를 벌여 진정 내용의 상당 부분을 사실로 판단하고 해당 서장에게 전경 폭행 사건과 관련, 전ㆍ의경 지휘감독 책임자를 경고 조치하고 전의경 인권교육, 관리시스템 개선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토록 권고했다.

이에 대해 진정인의 선임자들은 "A씨가 행동이 느리고 업무 숙지를 잘 못해 얼차려를 시키고 폭언과 구타를 한 것은 사실이나 성희롱 등 가혹행위를 지속적으로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고 인권위는 전했다.

다른 경찰서 의경인 B씨는 2009년 4월 선임에게서 폭행과 가혹행위를 당한 끝에 우울증 치료까지 받는 등 생지옥 같았던 의경 생활을 폭로했다.

B씨는 인권위에 낸 진정에서 의경 내무반 생활과 외근 근무수칙을 빨리 숙지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머리와 뺨을 맞았다고 밝혔다.

또 식판을 못 닦는다며 "니 부모는 ×다"라는 말을 듣거나 엉덩이를 걷어차였으며, 심리 검사지에 우울하다는 내용을 적었다는 이유로 "고참들 다 엿먹이냐. 수정해 제출해라"는 선임의 압력을 받기도 했다.

인권위에 접수된 다른 진정에는 "한 선임 의경이 '깨끗이 샤워했어?' '남자는 군대 와서 이러면서 남자가 되는 거야'라고 말하고서 속옷을 벗기며 성추행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인권위 관계자는 "군대에서 선임의 구타나 가혹행위, 괴롭힘이 있었다면 인권위에서 조사할 수 있다"며 "사고조사와 사후처리가 미비했다면 재조사와 관리감독 소홀에 관한 권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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