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4년차…도 넘은 정책 혼선
경제부처, 공장 신설 엇박자
외교부 발표 통일부가 뒤집어
MB정부 4년차에 접어들면서 정책 혼선이 도를 넘고 있다. 핵심 국정과제로 꼽히는 규제개혁과 안보 · 대북정책에서 각 부처가 딴소리를 하는 등 부처 간 엇박자가 심해지고 있다.

◆공장 신설 허용 번복

국무총리실은 지난 27일 오후 3시에 열린 '2011년 규제개혁 추진계획 보고대회'에 맞춰 보도자료를 내고 "투자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내 산업단지의 공장 신 · 증설 규제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는 크게 환영했다. 하지만 불과 서너 시간 뒤 지식경제부는 "대기업 공장 건축 면적 제한 폐지는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자료를 냈다. 기존의 첨단업종 공장에 대해 면적제한 규제는 완화할 수 있어도 공장 신설은 불가하다는 얘기였다.

수도권 공장증설과 관련한 정책 혼선은 총리실과 지경부가 자료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를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2011년 규제개혁 추진계획 보고대회'는 규제개혁위원회가 연간 규제개혁의 목표를 설정하고 중점 과제를 선정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규개위는 각 부처의 규제개혁을 통합 · 관리하면서 개혁과제를 고르고 심의 · 의결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다. 위원장은 국무총리와 민간위원장이 공동으로 맡고 있다. 가장 일을 잘하는 위원회라는 게 부처 안팎의 평가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업계의 사활이 걸린 규제완화 문제를 일단 발표하고 보자는 식으로 대충 넘어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같은 날 경제계 일각에선 "발표대로 규제가 풀리는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산으로 가는 대북정책

지난 26일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는 "천안함 · 연평도 사태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루 뒤인 27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두 사건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와 비핵화 조치가 있어야 실질적이고 본격적인 6자회담이 재개될 것이라며 외교부 입장을 뒤집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 장관 편을 들었다.

안보 부서 간 엇박자는 MB정부 출범 때부터 예견됐다. 대통령직인수위에서 통일부를 폐지하고 외교부에 흡수시키려 하자 통일부는 대북 통일정책의 특수성을 내세워 부처 폐지를 막아냈고,이 과정에서 외교부는 통일전략을 한반도 주변 4강 등 큰 틀의 외교전략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맞섰다. 당시 이명박 당선자는 "관료주의적인 외교부에 정말 불만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통일부 존립에 힘을 실어줬다. 정부조직 개편과정에서 불거진 양측의 갈등이 이후 대북 · 외교정책 추진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낳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관가의 정설이다. 최근엔 통일부와 국방부의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1일 북한이 제의한 고위급 군사회담을 위한 예비회담을 이달 말 북측에 제의하겠다고 대변인 성명을 발표했지만,곧이어 통일부 대변인이 대북 통지문을 발송할 것이라고 밝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청와대 컨트롤 기능 작동안돼

전국이 구제역 몸살을 앓고 있지만 정작 주무 부처는 서로 책임론을 피해가느라 여념이 없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구제역 농가에 보상금을 너무 많이 주고 있어 축산농가들이 구제역 예방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매뉴얼대로 했는데 매뉴얼에 문제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산업계의 최대 이슈로 부상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시행시기를 놓고서도 부처 간 엇박자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환경부는 2013년 도입 방침을 고수하는 반면 업계 입장을 지지하는 지경부는 2015년 이후로 도입 시기를 늦춰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의 컨트롤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장진모/이준혁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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