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찰청 소속 307전경대에서 선임에게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부대를 이탈한 전경 6명이 선임의 가혹행위 사례를 낱낱이 털어놓았다.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 부대 소속인 이모(20) 이경 등 6명은 23일 부대를 이탈한 뒤 각종 가혹행위와 구타를 당했다고 서울경찰청에 112신고를 했다.

신고 내용을 보면 선임들이 이들에게 강요한 각종 행위는 `군기 확립' 차원을 넘어 비인간적인 괴롭힘에 불과했다.

이들은 동기와 대화는커녕 눈동자를 돌리지도 못했으며, 이름 대신 욕설로 자신을 불러도 관등성명을 대야 했다.

세면장에 가면 제한 시간 안에 씻어야 했으며, 거울을 보는 것은 금지돼 있었다.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정보화방에는 일정 기간을 지난 분대장급 고참만 이용할 수 있었고, MP3 플레이어는 첫 외박을 다녀와야 사용할 수 있었다.

부대 안이나 전경버스 안에서는 더욱 가혹한 일을 겪어야 했다.

점호가 끝나고 앉아 있을 때는 허리와 팔을 쭉 편 상태로 손을 무릎에 댄 채 귀를 어깨에 붙여야 했고, 담배를 피울 때는 줄을 맞춰 연기를 아래로 내뿜을 것을 강요당했다.

버스 안에서는 의자 등받이에 허리를 붙이지 못하게 하거나 정면만 바라보게 했고, 심지어 이동할 때 앉지 못하게 하는 일도 있었다.

고참은 자신들의 기수와 이름, 군가가 적힌 종이를 나눠주면서 시간을 정해 암기를 강요하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가혹행위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때마다 선임에게 구타를 당해야 했다는 사실이다.

경찰청은 이들이 신고한 내용이 사실이라고 보고 307전경대를 전격적으로 해체하고 100명에 달하는 부대원은 전국의 다른 부대로 나눠 보낼 방침이다.

또 피해 전경 6명을 본청으로 데려와 가혹행위나 구타가 더 있었는지를 조사해 가해자를 형사입건이나 징계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찰은 전국의 모든 전의경 부대에서 반드시 암기해야 할 근무수칙 등은 선임이 아닌 부대 지휘나 관리를 하는 경찰관이 직접 지시하도록 하고, 전의경 내부에 군기를 잡는 `기율' 담당을 아예 없애도록 조치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