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알몸 진급식' 파문..국가인권위 조사받기도

구타.가혹행위 주장이 제기된 강원지방경찰청 307전경대가 그동안 부대 내 끊이지 않는 각종 인권침해 사고로 창설 28년 만에 부대가 불명예스럽게 해체될 위기에 처했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구타나 가혹행위가 구조적이고 고질적으로 이어져 온 부대는 아예 해체하겠다"며 "부대가 없어지면 해당 지방청 직원들에게 전경이 하던 일을 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도내 내륙지역 대간첩작전이나 타격대 임무수행을 위해 1983년 9월1일 평창군 도암면 차항 2리에서 창설된 강원경찰청 소속 307전경대는 창설 28년 만에 해체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307전경대는 창설 이후 1983년 9월 말부터 1988년 10월 말까지 수차례 서울지역에 배속 지원근무를 벌였으며, 1993년 3월부터 2004년 10월까지 307 전경대 민생치안 운영계획에 따라 원주서와 강릉서에 차례로 배속돼 활동했다.

이어 2004년 10월 현재의 원주시 봉산동 1만5천190여㎡ 부지에 19억8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돼 신축 청사가 마련되면서 다시 원주경찰서로 배속돼 내륙지 대간첩작전을 수행했다.

그러나 2005년 6월 부대 내무반에서 일명 '알몸 진급식' 사건이 불거지면서 전의경 구타.가혹행위 악습이 잔재한 이른바 '문제의 전경부대'로 낙인이 찍혔다.

당시 인터넷 사이트에 유포된 문제의 사진은 내무반에서 대원 6명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 상태에서 부동자세로 서 있고, 선임병으로 보이는 대원들은 이를 보고 재미있다는 듯 웃는 장면이다.

특히 대원들이 부동자세로 있는 알몸 사진 중에는 일부 대원들의 알몸에 하얀색의 소염진통제가 발라져 있어 당시 선임병들로부터 가혹행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같은 해 9월에는 소속부대 전경 3명이 잇따라 탈영해 부대 내 가혹행위 여부 등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번에 부대 내 구타.가혹행위를 신고한 이모(20) 이경 등 6명은 지난해 12월 초 307전경대로 자대 배치를 받은 직후 선임들로부터 수차례 구타를 당했고, 암기 강요 등 각종 가혹행위 악습으로 고통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또 같은 달 24일부터 구제역 방역활동을 위해 한 달간 횡성지역에서 지원 근무할 당시 3~4평 남짓한 모텔 방에서 4인 1실로 생활하면서 각종 가혹행위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전경의 한 가족은 "부디 부대 내 구타.가혹행위에 대한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입대 기수를 토대로 서열화된 대원 중심으로 부대 관리가 이뤄지다 보니 대원들간 보상심리 탓인 악.폐습이 여전히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부대 해체에 대한 본청의 명확한 지침은 아직 없으나 부대를 공중 분해하거나 인원 감축에 따른 자연감축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도내에는 17개 경찰서 소속 112 타격대를 비롯해 춘천서와 강릉서 방범순찰대, 기동 1중대와 2중대, 307 전경대 등 상설 5개 중대에 모두 630명의 전의경이 근무 중이다.

이 가운데 입대 후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군 훈련소에서 차출되는 전투경찰은 경찰서 112 타격대와 이번에 사고가 난 307전경대 뿐이다.

한편, 부대 내 구타.가혹행위를 알리고자 근무지를 이탈한 307전경대 소속 전경 6명은 이날 오후 3시14분께 소속부대로 복귀했으며, 경찰은 공정한 조사를 위해 이들을 경찰청으로 옮겨 본격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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