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공개활동 85% 수행‥함경도시찰 `열흘' 통째로 빠져

작년 9.28당대표자회에서 북한의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김정은(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연평도 포격 직후 약 보름간을 제외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개활동에 90% 가까이 동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북한 매체가 전한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내용을 분석한 결과, 9.28당대표자회 이후 김 위원장은 현지지도(시찰), 공연관람 등 모두 54차례의 공개활동을 했다.

6일로 `후계공식화 100일'을 맞는 김정은은 작년 10월5일 제851군부대 협동훈련부터 김 위원장을 수행하기 시작했는데 그 횟수는 전체의 65%인 35차례에 그쳤다.

하지만 김정은이 공개활동 수행단에서 빠진 경우는 작년 11월23일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보름간 집중됐다.

실제로 김정은은 연평도 포격 다음날인 11월24일(북한매체 보도날짜 기준) 대안친선유리공장(평남도 대안군 소재)과 12월10일 평양시내 `12월7일공장'(위생용품 생산) 현지지도 사이에 단 한번(11월28일 국립교향악단공연 관람) 김 위원장 곁에 모습을 보였다.

11월24일과 12월10일 사이 김 위원장은 평양 해방산지구 신축 아파트(11월25일)를 시찰하고, 국립교향악단 공연(11월28일)을 본 뒤 함흥시 룡성기계연합기업소(11월30일)을 시작으로 함경남ㆍ북도 산업시설을 8차례 현지지도한 다음 평양으로 돌아와 다이빙궈 중국 국무원 외교담당 국무위원(12월9일)을 면담하는 등 모두 11차례나 공개활동을 했다.

결국 11월24일과 12월10일 사이 김 위원장이 모두 13차례의 공개활동을 하는 동안 김정은은 단 3차례 수행했다는 얘긴데 이는 평소 김정은의 현지지도 수행빈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이다.

김정은은 11월24일(당일 제외) 이전 29차례의 김 위원장 공개활동 중 25차례(86%), 12월10일(당일 제외) 이후 공개활동 10차례 중 8차례(80%)를 수행했다.

김 위원장 동정을 하루 늦게 보도하는 북한매체의 관행을 고려, 김 위원장은 11월29일 함흥시 현지지도를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 이날부터 열흘간 김 위원장이 함경도 일대를 돌며 8차례나 현지지도를 하는 동안 김정은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연평도 포격 직후 김정일이 함경남ㆍ북도 현지지도를 할 때 김정은은 (평양에 머물며) 포격 이후 상황을 관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올해에는 김정은의 (김정일) 수행 빈도가 더 높아지면서 경우에 따라 김정은 혼자 현지지도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평도 포격 직후 보름간을 빼면 김정은의 현지지도 수행빈도는 85%(39차례 중 33차례)에 달해, 수행횟수 수위를 다투던 김경희(당 경공업부장)ㆍ장성택(당 행정부장 겸 국방위 부위원장) 부부보다 높다.

통일부 집계에 따르면 작년 1년간 김 위원장은 1998년 당 총비서 취임 이후 가장 많은 161차례의 공개활동을 했는데, 수행횟수에서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이 114차례(71%)로 1위, 김경희가 111차례(69%)로 2위였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na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