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무로 훈련 오후 실시..北도발 가능성 주시
각군, 대비태세.경계강화..F-15K 공중대기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20일 오후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이 본격 실시되자, 초긴장 상태로 각군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북한군에 대한 경계강화에 돌입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과 오후 2차례에 걸쳐 국방부 청사 지하의 군사지휘본부를 방문, "북한 도발시 가능한 모든 대비책을 강구토록 하라"고 지시했다.

군 당국은 사격훈련이 개시된 이날 오후부터 가용할 수 있는 정보채널을 총동원해 북한군의 동향 파악에 나서는 한편, 도발시 강력하고 철저한 응징을 위한 준비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해상 사격훈련은 오후 2시30분께 개시됐다.

연평도 인근 해무(海霧)로 인한 기상악화로 관측상태가 좋지 않아 오전 11시와 오후 1시10분에 이어 세번째 미룬 뒤 전격 개시된 것.
앞서 군이 국립해양조사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고지한 훈련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였다.

해상 사격훈련을 실시한 해병대 연평부대는 이날 훈련에서 K-9 자주포와 105㎜ 견인포, 벌컨포, 81㎜ 박격포 등 준비된 화기를 모두 동원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 공군은 대구기지에서 F-15K 전투기를 출격시켜 서해상에 대기토록 했다.

F-15K에는 사정 278㎞의 공대지 미사일인 AGM-84H(슬램이알)과 사정 105㎞의 AGM-142(팝아이)가 각각 장착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도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7천600t급)과 한국형 구축함(KDX-Ⅱ.4천500t급) 등 함정 10여척을 서해상에 전진 배치했다.

해병대 연평부대의 사격훈련에 대해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아직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지만 추가 도발 가능성이 큰 만큼 정밀 관측하고 있다"면서 "북한군이 훈련이 종료된 뒤 도발할 가능성도 있어 훈련 후에도 대비태세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연평도 포격전도 사격훈련이 4시간 넘어 훈련이 종료될 즈음에서 포격도발을 감행해왔다는 점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것이 군 당국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해병대 등 군은 훈련이 고지된 만큼 대북감시태세인 `워치콘'을 2단계로 유지하면서 북한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추가 도발시 육.해.공군 합동전력으로 강력히 대응할 만반의 군사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불법적인 군사도발을 감행할 경우 우리 군은 즉각 강력하고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참은 전날 오후 5시께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마라톤 최종 점검회의를 하고 사격훈련 준비를 끝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한민구 합참의장 주관으로 열린 점검회의는 육군 1.3군사령관, 해.공군작전사령관, 해병대사령관 등을 화상으로 연결해 각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북한군의 추가 도발시 자위권 차원에서 공격 원점 타격 및 현장에서 종결하도록 지침이 재차 하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군의관 및 군병원 등에 비상대기태세를 하달하고 의무장비 등을 확보토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김호준 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