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의견교환 필요"

정부는 17일 북한이 2012년을 목표로 영변 지역에 100MW 규모의 실험용 경수로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이 밝힌데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당국자들은 100MW는 소용량이지만 경수로 원료는 기본적으로 핵무기 전용될 소지가 있는 우라늄농축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일단 미국과 정보공조 등을 통한 사실확인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100MW 짜리 경수로는 당초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함경남도 금호지구에 건설하려던 경수로의 10분의 1인데 무슨 의미가 있는지 분석을 해봐야 한다"며 "발전용량은 소규모이지만 우라늄농축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기능은 같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최근 영변을 다녀온 사람들을 만나고 미국과 의견을 교환하면서 북한의 얘기가 어디까지 사실이고 정확한 의도가 무엇인지 논의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없지만 2012년까지 경수로를 완공하겠다는 것은 신뢰할 수 있는 얘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주미대사관 관계자를 통해 최근 방북했던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13일 로스앨러모스 핵 연구소장을 지낸 헤커 박사가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발전용량이 25~30MW인 실험용 경수로를 건설하고 있다고 전해들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북한의 경수로 주장이 미국과 한국 등이 6자회담을 재개하도록 압박하려는 시위용이라는데 무게를 두면서 미국, 일본 정부와 북한에 요구할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미.일이 마련 중인 비핵화 요구조치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와 핵시설 모라토리엄 선언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김연숙 기자 nojae@yna.co.kr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