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사과 전제로 경협 확대 시사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야로슬라블 포럼 연설,현지 국영 TV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양국 간 경제 및 에너지 협력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러시아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 현대화와 극동시베리아 개발에 한국기업들의 참여를 넓히기 위한 측면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에 대해 "차세대 지명자가 되었다고 해서 '카운터파트'(대화의 상대방)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어 주목된다.

◆러시아 진출 폭 확대 계기

정상회담에서는 러시아가 적극 추진 중인 에너지,원자력,의료기기,우주 · 통신,전략정보기술 등 5개 분야 현대화 사업과 철도 도로 항만 등 수송 인프라 시설 투자에 대한 한국기업의 참여가 주요 화두가 됐다.

두 정상은 손에 잡히는 결과물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정상 차원에서 경제 협력 의지를 다졌다. 두 정상은 극동시베리아의 에너지 · 자원 개발 및 러시아 경제 현대화를 위한 협력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기로 함에 따라 한국 기업 진출 폭이 넓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러시아는 올해 안으로 극동시베리아 지역에서 수십개의 광구를 국내외 컨소시엄에 분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석유공사 등 국내 기업들은 광구 개발 프로젝트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극동시베리아는 확인된 원유매장량만도 80억배럴에 달한다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2008년 정상회담때 합의한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연결 필요성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TV인터뷰에서 "아마 북한도 이해 관계가 맞기 때문에 얼마 있지 않아 (철도 건설에 대해) 동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은 세습에 냉소적 태도

이 대통령은 TV인터뷰를 통해 대북 메시지를 던졌다. 김정일 3남 김정은에 대해 '카운터 파트'로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3대 세습에 대해 "북한 내의 사정이기 때문에 뭐라고 언급할 수 없고 잘 알지 못한다"고 한 후 "차세대 지명자가 됐다고 해서 카운터파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일 위원장하고 만나게 될 때 옆에 같이 앉으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으니까….그게 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후계자로 인정할지 말지는 북한 내부 사정이니까 관여하지 않겠지만 김 위원장이 생존해 있는 한 정식 카운터파트로서 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개성공단에 대해선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북한이 여건을 조성한다면 제2의 개성공단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야로슬라블(러시아)=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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