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중문판 기고문.."북.중회담 장기간 계획"
"中개혁.개방 주문, 김정일에 큰 암벽 됐을 것"


지난달 26일 중국을 전격 방문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북한기자들을 대거 수행시켜 이번 방중을 국내 선전용으로 활용하려고 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또 북.중 정상회담이 장기간에 걸쳐 세밀히 계획된 결과이며 김 위원장의 3남인 정은은 아버지를 수행했을 것이나 공식 신분이 없어 공식 초청대상에서는 빠져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2일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일본계 홍콩 칼럼니스트인 가토 요시카주(加藤嘉一)씨는 파이낸셜 타임스의 중문판 인터넷 사이트에 1일 기고한 '김정일의 진짜 방중목적'이라는 기사를 통해 "김 위원장의 방중에 적잖은 기자들이 수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것은 바로 혁명전통을 계승하는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기자들을 데려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사는 또 김정은의 수행 여부에 대해 "만일 김정일 방중이 북한 국내의 후계승계를 보여주기 위한 것임이 틀리지 않는다면 김정은이 수행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제로"라며 "이번 김정일 방중은 '김대장'(김정은 별명)의 외교적 공로로 (북한 국내에) 선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기사는 "김정은의 북한에서의 지위가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아 공식적인 신분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정상적인 외교절차상 (김정은을) 공식적으로 초청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김정은이 비공식적으로 수행했을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기사는 "이번 방중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은 특별히 북.중 양국이 관계부서에서 장시간에 걸쳐 세밀히 계획된 결과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미 카터 전대통령을 만나주지 않은 것은 이미 방중이 계획돼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사는 "후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확고하게 경제건설을 중심으로 하고 사회주의 현대화 사업을 전면적으로 발전시키며 민생을 보장하고 개선하는 것이 중국 개혁.개방 30년의 가장 기본적인 경험이었다며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자력갱생해야 하고 대외협력도 떠날 수 없다고 강조한 점이 주목할만하다"고 전했다.

기사는 이어 "이는 김 위원장에게 아주 큰 암벽이 됐을 것"이라며 "후 주석은 북한이 선군을 포기하고 민생을 개선시키고 대외개방하고 경제발전시킬 것을 요구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rhd@yna.co.kr